수컷끼리 동성애 탐닉한다는 ‘이 동물’…암컷과도 교미하는 이유 있다는데 [생색(生色)]
[생색-19] #20대 남성 둘이 길거리에서 여성 한 명을 유혹했다. 키 크고 잘생긴 남자 둘이 뽐내는 매력에 여성은 ‘선’을 넘고 말았다. 집단 성관계를 가진 것이다. 한 달이 지났을까. ‘그날’인데도 신호가 오지 않았다. 임신이었다. 아버지는 알 수 없었지만, 둘 중 하나임은 분명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사실을 알렸다. 그들 모두 “너무 잘된 일”이라면서 책임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자는 이 말을 믿고 아기를 지우지 않았다. 그리고 9달 뒤, 아이가 태어났다. 남성 둘 다 수시로 병원을 찾았다. 아기의 건강을 확인했고, 여성을 안심시켰다. 유리창 너머 아이를 쳐다보는 모습은 ‘아버지’ 그 자체였다.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는 날, 두 사람이 차를 타고 대기하고 있었다. “아이를 안아보겠다”고 요청하더니, 그 길로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알게 됐다. 그 두 사람이 게이커플이라는 사실을. 아기를 낳기 위해서 여성을 이용했음을.
그런데, 이 녀석들의 교미는 어찌된 일인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두 수컷이 싸우는 대신 같이 교미하기로 결정하면서입니다. 시쳇말로 ‘난교’, 영어로는 ‘쓰리X’. 세 놈의 화끈한 교미 소리가 호숫가에 울려 퍼집니다.
그런데 알이 부화하자 이 녀석들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암컷에게 다가가더니 둥지에서 내쫓아버리는 것이었지요. 암컷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쓸쓸히 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새끼를 데려가려고 했으나, 두 수컷은 필사적으로 막아섭니다. 둥지도, 아이도, 사랑도 다 빼앗긴 비운의 암컷. ‘낙동강의 흑조’ 신세였습니다.
흑조 세계에서 동성애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닙니다. 커플 중 25%가 수컷끼리의 동성연애로 추정됩니다. (암컷의 동성애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흑조 동성 커플은 알이 놓인 둥지를 빼앗는 방식으로 새끼를 훔쳐 키우기도 합니다. 인간세계의 유아 유괴처럼요.
자연스레 번식의 효율도 높아집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컷-수컷을 부모로 둔 새끼 흑조가 독립할 때까지 생존율은 30%지만, 수컷-수컷 커플의 경우 80%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번식과는 관계없는 동성 커플이 존재할 리 없었을 테지요. “동성애 반대”를 외치면서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란 논리. 이제는 더 다듬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은 수 많은 동성애로, 수 많은 사랑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ㅇ흑조는 동성 커플로 유명한 동물이다. 4분의 1이 ‘게이’ 커플이다.
ㅇ이들은 암컷과 집단 성관계를 통해 알을 낳고, 암컷을 내쫓는다.
ㅇ자연계에는 동성 교미가 의외로 많다.
<참고 문헌>
ㅇ제프 맥팔레인 외, 새들의 동성애적 행동, 행동생태학,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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