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잠실동'일 때 35만원에 팔았던 땅… 원주인이 50억 받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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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한강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서울 안의 낙도'로 불렸던 지금 잠실 인근의 땅 상당수가 하천으로 편입되면서 국가 소유로 들어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원주인이 이 소유권 이전 사실을 모른 채 땅을 팔았다면 이 매매계약 자체를 무효로 봐야 하고, 서울시가 토지주에게 줘야 할 손실보상금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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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그 사실 모르고 사인간 계약 이뤄져
보상금 누가 받느냐 쟁점.. 법원 "원주인 몫"
50년 전 한강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서울 안의 낙도'로 불렸던 지금 잠실 인근의 땅 상당수가 하천으로 편입되면서 국가 소유로 들어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원주인이 이 소유권 이전 사실을 모른 채 땅을 팔았다면 이 매매계약 자체를 무효로 봐야 하고, 서울시가 토지주에게 줘야 할 손실보상금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원주인의 후손들은 이 판결로 50억 원을 받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강동혁)는 사망한 토지주 A씨의 유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하천 편입토지 손실보상금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하천 편입토지 손실보상금이란 지방자치단체 등이 하천구역으로 국유화된 토지 소유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A씨는 1970년대 초 서울 성동구(당시 성동구는 현재 송파구 일대를 관할) 잠실섬 일대에 1,322평의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1973년 5월 이를 총액 35만 원에 팔았다. 이후 소유주가 몇 번 바뀐 뒤, 1975년 4월 최종적으로 B씨가 1,322평 중 1,240평을 소유하게 됐다. 그러나 이 1,240평은 1974년 서울시의 잠실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 대상지가 됐고 1982년 토지대장이 폐쇄됐다. 이후 송파구는 2002년 8월 토지의 하천 편입에 따른 손실보상금 4억2,800여만 원을 최종 토지 소유주 B씨에게 지급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 유족은 2021년 서울시를 상대로 1,240평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972년 8월 대홍수가 발생했을 당시 문제의 땅이 이미 하천구역으로 편입돼 국유지로 귀속됐으므로, 그 이후 이뤄진 매매계약 또한 무효라는 취지였다.
또 유족들은 토지가 하천으로 편입됐을 시점의 소유자가 손실보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아닌 A씨 측이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홍수가 있었긴 했지만 땅이 하천구역에 편입된 적은 없다"며 "매매계약으로 손실보상청구권을 양도받은 B씨에게 손실보상금을 준 걸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 땅이 대홍수 당시 하천구역으로 편입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홍수로 서울 농경지 약 121.1㏊(약 36만6,000평)가 물에 잠겼는데, 그때 항공사진을 보면 수몰 농경지에 A씨 땅도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A씨 땅은 1966년 11월에 밭이었는데, 1972년 11월 사진을 보면 물에 잠겨 있는 채로 찍혔다. 재판부는 나아가 "하천구역으로 편입된 토지는 사인 간의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A씨가 1973년 5월 땅을 판 계약 또한 무효라고 봤다. 매매계약 이전에 땅이 하천구역에 편입된 게 맞고, 매매계약이 무효인 이상 당시 원주인 측에 손실보상금을 줘야 한다는 게 재판부 결론이었다.
재판부는 서울시가 보상할 손실 액수로는 50억 원을 책정했다. 하천편입토지보상법에 따라 현재 토지의 감정평가액은 144억 원이지만, 유족 측이 청구한 액수만큼만 받아들인 것이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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