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슬라이딩 즐기다 '꽈당'…넘어진 어린이 키 덜큰다고?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 위에서 뛰거나 거침없이 노는 아이들이 많다. 또 자녀의 겨울방학을 맞아 스키·보드 등 각종 겨울스포츠를 즐기러 가는 가족이 적잖다. 이럴 때 특히 주의해야 할 게 '소아 골절'이다.
소아의 경우 성인보다 완전골절, 분쇄골절이 발생할 빈도가 낮다. 소아가 성인보다 골막이 두껍고 뼈가 유연해서다. 하지만 소아는 성인과 달리 성장판이 있으므로 소아 골절 시 성장판 손상 여부가 치료 예후의 관건이다. 성장판이 손상당하면 골절 부위의 '저성장' 또는 '과성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아 외상으로 인한 골절환자의 약 20%는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 성장판이 포함된 골절은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전위가 심하지 않은 골절 양상에서도 성인과 달리 내고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만약 골절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다. 소아의 경우 성인과 달리 뼈의 골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골화 중심이 연령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골절 진단 시에 골절이 되지 않은 반대쪽도 같은 방향에서 촬영해 양측을 비교 관찰하며 진단한다. 특히 성장판 골절은 진단이 까다로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소아는 성인보다 뼈가 유연하다. 이에 골절이 된 경우 성인처럼 뚝 하고 부러지지 않고, 뼈가 휘어지는 변형으로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최성주 교수는 "뼈가 휘어지는 부전골절이 발생하면 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그만큼 진단도 늦어진다"며 "결국 치료 시기를 놓쳐 뼈의 변형, 성장판 손상 등 합병증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하면 사지 변형이 발생하고, 성인이 돼가는 동안 이런 변형으로 인해 관절 움직임의 제한이 생길 수도 있다.
만약 아이와 함께 있다가 골절 사고가 났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응급처치가 '부목 고정'이다. 사고 당시의 형태를 유지해 골절부 주변의 연부조직이 추가로 손상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최 교수는 "소아 골절의 경우 적절한 처치만 이뤄지면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성인보다 적다"며 "특히 뼈에 금만 간 부전골절, 불완전골절에서 부목 고정은 수술 여부를 낮춰준다"고 말했다. 골절로 사지가 변형됐다면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고정한 채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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