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가 개표소' 초고속 당선 확정, 대만 시스템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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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진행된 대만 총통선거에선 친미 반중과 독립을 앞세운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과 함께 예상을 깬 신속한 개표 및 당선자 확정도 눈길을 끌었다.
통상 선거 종료 이튿날 새벽까지 투표결과 집계가 이뤄지는 한국의 시스템보다 효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인구가 약 2400만명에 불과한 대만에서 한국보다 더 많은 투표소가 가동되는 셈이다.
투표 종료 후 투표함을 밀봉해 개표소로 옮기는 한국의 시스템과는 달리 해당 투표소에서 개표작업을 곧바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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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결과 복창하고 '正'자 수기… 아날로그 방식
96년 첫 직선제서 '누구나 확인 가능' 원칙 세워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 "투표 종료"
오후 8시 20분 "개표 80% 종료, 라이칭더 41%, 허우유이 33%"
오후 9시 "허우유이 패배인정, 라이칭더 승리"
(출처 : 대만 개표 현황 관련 현지언론 보도)
지난 13일 진행된 대만 총통선거에선 친미 반중과 독립을 앞세운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과 함께 예상을 깬 신속한 개표 및 당선자 확정도 눈길을 끌었다. 통상 선거 종료 이튿날 새벽까지 투표결과 집계가 이뤄지는 한국의 시스템보다 효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지구촌 첫 대선이 진행된 대만에선 총 1만7795개 투표소가 가동됐다. 한국에선 매 대선 약 1만4500여개소에 투표소가 차려진다. 전체 인구가 약 2400만명에 불과한 대만에서 한국보다 더 많은 투표소가 가동되는 셈이다. 사전투표나 부재자투표가 없는 만큼 선거 당일의 투표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가장 다른 점은 개표 시스템이다. 투표 종료 후 투표함을 밀봉해 개표소로 옮기는 한국의 시스템과는 달리 해당 투표소에서 개표작업을 곧바로 진행한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안내요원과 공식 참관인들이 있으니 개표를 못 할 이유가 없다. 집계방식도 한국과 다르다. 한국의 경우 전산분류를 거쳐 계수기로 표 숫자를 확인하는데, 대만에선 모두 손과 입으로 진행된다.
실제 이날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는 개표작업을 진행하는 대만 선거관리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돼 화제가 됐다. 영상에 따르면 선거관리원은 투표함에서 투표지를 한 장씩 꺼내며 어느 후보에게 투표가 이뤄졌는지를 크게 외친다. 이와 동시에 투표지를 머리 위로 올리면 다른 선거관리원과 참관인들이 이를 복창하면서 투표 결과를 바를 정(正)자로 적는다.
해당 영상을 게재한 한 독일 언론인은 "이 과정이 반복된 후 투표용지 집계가 모두 끝나면 빈 투표함을 선거관리원과 대중에게 보여주는데 이 과정은 누구나 참관할 수 있으며 촬영도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각 투표소에서 곧바로 개표 및 수기가 이뤄지니 투표함 운송이나 전산작업 시간도 절약된다. 이날 대선에서는 투표 종료 4시간20여분 만에 개표 80% 집계 결과가 발표되며 사실상 레이스가 종료됐다. 80% 시점 격차는 8% 안팎으로 최종 격차인 7.1%와 큰 차이가 없었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게 극도로 아날로그적인 대만의 개표 현장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식이라는 평을 받는다. 대만은 장제스가 대만해협을 건너온 이래 국민당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다가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창당된 이후인 지난 1996년에야 직접선거제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투표용지를 감시할 수 있는 가장 투명한 개표방식을 고민, 현재의 개표제도를 확정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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