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첫 경선 아이오·코커스···‘트럼프 대세론’ 확인되나
트럼프 48% 지지율 1위 기록
북극한파 투표율 추이가 변수
2024년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이 열린다. 오는 1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미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트럼프 대세론’의 위력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변이 없는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심은 얼마나 큰 격차로 이길지에 쏠리고 있다. 다만 영하 30~40도를 넘나드는 아이오와의 유례 없는 혹한과 폭설이 투표율에 변수로 떠올랐다. ‘대선 풍향계’로 불려온 아이오와 주민들의 표심은 향후 공화당 경선 구도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이틀 앞둔 13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 우위가 재확인됐다. NBC방송과 디모인레지스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 디샌티스 주지사가 16%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대학 학위 미소지자, 등록 공화당원, 복음주의 기독교인, 첫 코커스 투표자 등 주요 그룹에서 고르게 5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측은 이번 경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율 차로 압승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금껏 여론조사에서 3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를 앞선 만큼 과반 득표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트럼프 측 판단이다. 199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공화당 밥 돌 후보가 세운 역대 기록(12.5%포인트 차)을 뛰어넘어 대세론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트럼프 측의 이같은 야심에 아이오와 일대를 덮친 북극 한파가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농촌 지역은 기상 악화로 도로가 통제돼 투표율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코커스 당일 저녁 아이오와의 기온은 1972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로 급히 날아가 화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그는 “(날씨에 대해) 걱정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너무나 헌신적이어서 유리 위를 걸어서라도 투표하러 올 것이라는 보도를 봤다”고 지지자들을 추켜세우며 투표 참여를 요청했다. 방청석에는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임무를 맡은 ‘코커스 캡틴’ 모자를 쓴 이들이 자리했다.
트럼프의 압승 여부와 함께 2위 경쟁을 벌이는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 중 누가 웃게될 지도 관심사다. 이날 두 후보는 맹추위 속에도 아이오와 곳곳을 가로지르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23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쫓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서 선전해 반격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 때 ‘트럼프 대항마’로까지 불렸지만 지금은 조기 경선 퇴장설까지 제기되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지도 관심사다. 아이오와 99개 카운티를 모두 순회할 정도로 이 지역에 공을 들인 그는 자신을 지지한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 칩 로이 하원의원 등과 동반유세에 나섰다.
공화당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첼은 아이오와 코커스에 ‘두 개의 선거’가 존재한다면서 “트럼프 대 그의 기대치, 헤일리 대 디샌티스 간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5일 오후 7시(미 중부시간)부터 주 내의 1637개 관구에서 실시된다. 프라이머리와 달리 코커스는 등록 당원만 투표에 참여하며, 지역별로 지정된 교회나 강당에 모인 사람들이 일정 시간 토론을 벌인 후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아이오와 인구는 320만명에 불과하고 그 중 백인 인구가 90%에 이르기 때문에 미국민 민심을 대변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올 여름 열릴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할 대의원 2429명 중 아이오와에 배정된 숫자는 40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앞으로의 경선 판세를 좌우하는 역할을 해 왔다. 민주당의 경우 올해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경선 일정이 시작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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