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의 이별 슬픔 잊는 '뇌 메커니즘' 있다

박정연 기자 2024. 1.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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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연인과 헤어진 '슬픈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뇌 메커니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인과 이별을 경험한 뒤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레리 들쥐를 사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헤어진 짝을 잊고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뇌가 일종의 '리셋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연인과의 이별 후 쉽게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보다 도파민 분비 체계의 처리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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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볼더대
연인과의 이별의 슬픔을 잊는 뇌 메커니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에게는 연인과 헤어진 '슬픈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뇌 메커니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연의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동안 느낀 행복감을 잊지 못하면서 찾아오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 떠나간 연인을 다시 마주쳐도 더 이상 행복감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앤 피어스와 조 도날드슨 미국 콜로라도볼더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인과 이별을 경험한 뒤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레리 들쥐를 사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프레리 들쥐는 사람처럼 평생 한 명의 짝만을 만나는 동물로 잘 알려졌다. 

실험에선 초소용 광섬유 센서를 통해 프레리 들쥐의 뇌 내부를 관찰했다. 짝과 한 공간에 있을 때 프레리 들쥐의 뇌에선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분비됐다. 짝과 옹기종기 모여있을 때 도파민 분비는 더욱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도파민의 분비 작용은 짝과 일정 시간 분리된 이후에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4주 동안 떨어져 있다가 짝과 다시 만난 프레리 들쥐에게선 도파민이 거의 분비되지 않았다. 서로 붙어있으려는 행동도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프레리 들쥐가 짝을 잊어버린 것이 아닌 짝과의 유대감을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어진 짝을 잊고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뇌가 일종의 '리셋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도파민 분비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인과의 이별 후 쉽게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일반적인 사람보다 도파민 분비 체계의 처리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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