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택에 달린 세계경제… "침공땐 1경3000조 쪼그라들수도"

김광태 2024. 1.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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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해상 봉쇄의 초기 단계를 검토할 수도 있다."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해 경제적인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이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중국과 대만의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전면적인 경제 봉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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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라이칭더' 대만총통 당선
전문가 "고강도 조치 가능성 낮아
취임 전까지 정책언급 주시할 것"
대만 TSMC[연합뉴스]
중국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해상 봉쇄의 초기 단계를 검토할 수도 있다."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해 경제적인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이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대만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의 핵심 공급국으로, 전 세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중국과 대만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만해협은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경제 봉쇄에 나선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에 추가 악재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이 정치·외교적 대립 속에서도 대만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안 그래도 부진한 자국 경제의 고통을 키울 수 있는 강도 높은 조처를 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훙쩐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이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역풍(난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 당선인이 오는 5월 취임 때까지 어떤 정책 언급을 하는지 중국이 주시하며 대만을 상대로 해상 봉쇄의 초기 단계를 검토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 실행 가능하고 위험도도 낮은 선택지라는 것이다.

그는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 칩의 63%, 첨단 칩의 73%를 공급하는 글로벌 교역의 중요한 일부"라며 부분적인 해상 봉쇄만으로도 반도체 가격과 국제 공급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있다. 매년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절반가량이 대만해협을 통과한다. 중국 상무부는 대만 총통 선거를 나흘 앞둔 9일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중단과 관련해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지난 9일 중국이 전쟁 없이 중국이 대만 봉쇄에 나선다면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5%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에서는 세계 경제가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미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의 찰스 베스트 부국장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상선 운항을 방해할 수 있는 군사 훈련을 하거나 대만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미 CNN 방송에 말했다. 다만, 중국이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중국과 대만의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전면적인 경제 봉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대만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최대 투자처이기도 하다. CNN은 대만 경제부를 인용해 지난해 대만 수출액의 35%를 중국 시장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국행 수출품의 대부분인 집적회로, 태양전지, 전자부품이었다.

같은 해 대만 수입시장에서 중국은 20%를 차지했다. 대만은 1991년부터 2022년까지 230억달러(약 267조원)를 중국에 투자해 현지에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중국은 대만에서 전자부품이나 정밀공작기계 등을 수입해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수출한다.

베스트 부국장은 "대만과 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대만이 봉쇄될 경우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결 가능성과 경제 제재의 비용을 제외하고 세계 경제에 연간 2조달러(2630조원) 넘는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산했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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