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줄타기" 이하늬·이세영·조이현, 뻔하지 않은 이중생활 [Oh!쎈 레터]
[OSEN=장우영 기자] 단면적인 캐릭터로는 흥미를 유발할 수 없다.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반전이 필요한 법. 사극에서도 다르지 않은데, 최근 방송된 사극에서 여주인공들이 모두 이중생활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갇히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시청자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안방 시청자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이중생활’ 사극 여주인공은 ‘밤에 피는 꽃’ 이하늬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이하늬는 낮에는 조신한 수절과부로, 밤이 되면 복면을 쓰고 나타나 의로운 일을 하는 여화로 분하고 있다. 수절 과부 여화의 일상은 씁쓸했다. 시누이에게 구박과 모진 말을 들어도 대꾸할 수 없었고, 남편의 위패를 앞에 두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밤에는 복면을 쓰고 의인으로 변신, 집문서를 팔아가며 투전을 하려는 아버지 때문에 곤경에 처한 꽃님이(정예나)의 가족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이하늬의 활약 속에 ‘밤에 피는 꽃’도 상승세를 탔다. ‘밤에 피는 꽃’ 1,2회 시청률은 각각 7.9%, 8.2%를 기록했다. 전작 ‘열녀박씨 계약 결혼뎐’(1회 5.6%, 2회 5.9%), ‘연인’(1회 5.4%, 2회 4.3%)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이다. 전작의 후광효과도 있겠지만 이하늬라는 배우가 주는 신뢰감과 안정감, 연기력이 뒷받침 된 결과다. 수절과부와 복면 의인을 오가는 이하늬가 앞으로는 어떤 활약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하늬에 앞서 이세영이 이중생활 사극 여주로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세영은 지난 6일 종영한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 박연우 역으로 열연했다. 이 작품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유교 걸 박연우(이세영)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배인혁)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이세영은 이조판서 박 대감댁 외동딸이지만, 옷을 짓고 판매하는 호접선생으로 이중생활을 펼쳤다. 조선 시대에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인물이자, 그 시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여성상과도 거리가 있다. 이세영은 결혼을 강요하는 어머니에게도 소신을 밝히며 결혼을 거부하는 모습 등으로 주체적인 새 시대의 여성상을 표현했다. 또한 혼례 첫날밤 서방님을 잃고 정체 모를 이에게 납치돼 우물에 던져진 후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조선 유교걸이자 강태하와 계약 결혼으로 얽히는 박연우를 특유의 당차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표현했다.
이와 같은 활약 속에 이세영은 2023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역시 최고 시청률 9.6%(6회)를 기록, 뜨거운 사랑과 응원 속에 종영했다.
이하늬, 이세영에 앞서 조이현이 이중생활 사극 여주로 활약했다. 조이현은 KBS2 ‘혼례대첩’에서 좌상댁 둘째 며느리 정순덕과 중매쟁이 여주댁을 오갔다. 좌상댁 며느리 정순덕으로는 참하고 단아한 매력을 보여야 했고, 중매쟁이 여주댁일 때는 오지랖 넓은 캐릭터인 만큼 능글 맞고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줘야 했다.
굵직한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해온 조이현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영리하게 오갔다. 비주얼에서부터 차이를 두며 두 캐릭터 사이에 거리를 뒀다. 극 초반에는 극과 극 캐릭터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점차 조이현도, 시청자들도 캐릭터에 익숙해지며 극을 이끄는 중심 인물로 활약했다.
조이현의 입체적인 캐릭터 플레이 속에 ‘혼례대첩’은 첫 방송 시청률 4.5%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 5.8%로 종영했다. 조이현은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인기상, 베스트커플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상 등 3관왕에 올랐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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