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의 아들에서 대만 총통으로…독립 신념 강한 엘리트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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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아들'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정치 입문 28년 만에 대만의 새 총통에 당선됐다.
스스로를 '실용적인 독립운동가'로 지칭하는 라이 당선자가 대만의 새로운 키잡이가 되면서 중국-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라이 당선자는 자신을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불렀고, 이후 '대만 독립'을 핵심 이념으로 하는 민진당의 주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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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아들’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정치 입문 28년 만에 대만의 새 총통에 당선됐다. 스스로를 ‘실용적인 독립운동가’로 지칭하는 라이 당선자가 대만의 새로운 키잡이가 되면서 중국-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59년 타이베이(현 신베이시)의 시골 해안 마을인 완리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라이 당선자는 생후 100여일 만에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해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5남매와 함께 자란 라이칭더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공부를 잘해 국립 대만대 의대에 들어갔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중보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에 뜻을 둔 것은 1996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때이다. 라이 당선자는 지난해 7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1996년 중국이 군사적 모험주의로 대만 해협을 위협하는 순간이 저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며 “당시 대만 민주주의에 참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의사로 활동하던 라이 당선자는 1996년 민진당 소속 국민대회 대표를 거쳐 1999년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되며 정치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때부터 라이 당선자는 자신을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불렀고, 이후 ‘대만 독립’을 핵심 이념으로 하는 민진당의 주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4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대만 남부 타이난 시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국무총리격인 행정원장을 맡으면서 대만 안팎의 주목을 받는 대형 정치인으로 도약했다. 당시 린취안 행정원장이 대규모 정전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차이잉원 총통이 주목받는 정치인인 그를 소방수로 불러들였다.
2019년에는 지방선거 참패 등 인기가 떨어진 차이 총통의 대항마로 민진당 총통 선거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차이 총통보다 강경한 대만 독립주의자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경선에서 패했다. 이후 이듬해 1월 치러진 선거에서 차이 총통의 러닝 메이트인 부총통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이를 통해 차이 총통의 뒤를 잇는 민진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라이 당선자는 민진당의 핵심 세력이자 독립 성향이 강한 ‘신조류파’의 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총통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중국은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며 이례적으로 실명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라이 당선자가 샤오메이친 주미국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러닝메이트인 부총통 후보로 지명하자,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가장 위험한 조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만해협의 현상유지를 바라는 미국도 라이 당선자의 지나친 독립 성향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 당선자는 지난해 8월 미국을 방문해 자신이 양안 현상유지에 가장 적합한 후보임을 확신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한 달 앞서 7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도 ‘독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평화와 민주적 업적, 양안의 현상을 수호하겠다는 나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라이 당선자는 13일 밤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에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총통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나는 중화민국의 헌법제도를 준수하고 당당한 자세로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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