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에 '각하' 존칭 쓴 김정은… 반기문 "큰 의미 없어"

김태훈 2024. 1. 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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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며 기시다 총리한테 '각하'(閣下)라는 존칭을 써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북한이 일본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한국을 향해 '적대적 교전국 간 관계'라고 날을 세운 북한이 일본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한·일 간 분열, 그리고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균열을 꾀하려는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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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관례 따른 표현… 관계 정상화 아냐"
尹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엔 "큰 업적"
총선 앞둔 정치권 향해 `통합`과 `포용` 주문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며 기시다 총리한테 ‘각하’(閣下)라는 존칭을 써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북한이 일본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큰 의미는 없다”고 깎아내렸다. 반 전 총장은 한·일관계 강화를 위한 윤석열정부의 노력은 “큰 업적”이라고 후하게 평가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우리 정치권에는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주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반 전 총장은 1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와 남북관계, 한·일관계, 국내 정치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한테 위로 전문을 보낸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반 전 총장은 “각하라는 호칭을 썼다, 이렇게 해서 상당히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그것은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외교적인 관례에 따라서 대사급 이상 되는 사람은 전부 다 대개 각하로 부른다”며 “한 사례를 보고서 지금 북한이 일본과 관계를 어떻게 정상화한다든가 이런 걸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진이라든지 큰 홍수라든지 또 어려운 일이 날 때에 이러한 인사를 주고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을 향해 ‘적대적 교전국 간 관계’라고 날을 세운 북한이 일본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한·일 간 분열, 그리고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균열을 꾀하려는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한 셈이다.

반 전 총장은 한·일관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우리 조상들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여러 가지 역사적 고통은 잊을 수가 없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는 닫는 것이지 여는 것이 아니다. 여는 것은 미래’라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노벨평화상 수상)의 발언과 ‘현재와 과거가 싸우면 결과적으로 잃는 것은 미래’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노벨문학상 수상)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도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기시다 총리와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며 전임 문재인정부 시절 꽁꽁 얼어붙었던 한·일관계를 풀어가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의 결단은 외교안보에 있어서 큰 업적으로 평가받아야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7월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현재 우리 정치권은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여러 세력이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선거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데에만 관심이 있고 서로 힘을 합쳐 민생을 돌보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각오는 보이지 않는다.

‘혹시 신당 합류 요청을 받지 않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반 전 총장은 “그런 요청은 일절 없었다”며 “나는 그런 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1944년 태어난 반 전 총장은 오는 6월이면 꼭 80세가 된다.

다만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는 잊지 않았다. 한국 정치를 ‘후진적’이라고 규정한 반 전 총장은 “우리가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해야 된다”며 “(총선에서) 그런 지도자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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