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 코인 싸게 판다더니 이름만 같은 ‘가짜’”… 신종 사기 주의보

사기업체, 유명 가상자산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접근
투자금 수취 후엔 ‘가짜’ 가상자산 개인 지갑으로 보내
‘진짜’ 코인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용하는지 확인

#A씨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국내 대형 거래소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도 큰 유명 코인 B를 현재 시세의 30% 수준 가격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업체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 업체는 A씨에게 B코인이 국대 다른 대형 거래소에도 상장할 예정이나 불가피한 사유가 생겼다며, 추가 물량을 일정 기간 락업(거래제한) 조건을 설정한 후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업체에서 요구하는 계좌로 투자금을 이체하고, 이미 만든 개인 지갑에 B라는 이름의 코인을 전송받았다. 하지만 해당 코인은 이름만 B코인과 같은 ‘가짜’ 코인이었다. 업체는 이후 잠적했다.

누군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인지도 높은 가상자산을 저가 매수할 기회라며 접근한다면 한 번쯤 의심할 필요가 있다. 투자금을 받으면 이름만 같은 가짜 가상자산을 보내고 잠적해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러스트=손민균

금융감독원은 14일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최신 신고 사례를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먼저 사기업체는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인지도 높은 가상자산을 시세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를 권유한다. 단 저가에 판매하지만 일정 기간 락업(거래제한)이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업체는 향후 락업이 해제되지 않으면 모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약속한다.

가상자산의 판매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거래소에도 상장 예정이기에 추가 물량을 판매 중이라고 투자자를 속인다. 그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서 발행한 것처럼 꾸민 위조 지급보증서나 확약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후 진짜 가상자산과 다른 네트워크의 개인 지갑을 만들도록 유도한 뒤 투자금을 받으면 이름만 같고 본질은 다른 가상자산을 전송한다. 투자자는 진짜 가상자산을 받았다고 오인한다. 이후 어느 순간 발행자가 강제로 해당 가상자산을 회수한 후 소각한다.

금감원은 이미 거래소에 상장돼 유동화가 용이한 가상자산을 시세보다 싸게 파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행태라고 설명했다. 불가피한 사유로 이번 기회에만, 소수에게만 특별히 저렴하게 판다고 홍보하는 경우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한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신규 상장 코인에 대한 정보는 내부 직원들에게도 공유하지 않는 ‘극비사항’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업체에게 소개받았다면 소개받은 코인이 ‘진짜’ 코인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사용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진짜 코인을 검색한 후 네트워크 정보란에서 홍보업체가 주장하는 방식의 네트워크가 실제로 있는지 조회해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장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거나 지급보증서(확약서) 등을 제시하는 투자 권유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코인 발행 재단과 장외 공급계약을 체결해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주의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위조해 만든 지급보증서 등을 제시해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행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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