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환수율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대면거래 증가·금리 상승 영향

유희곤 기자 2024. 1.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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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대면거래가 증가했고,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현금을 은행 예·적금 등에 맡긴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14일 5만원권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인 환수율이 지난해 67.1%로 2018년(67.4%)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20년 24.2%, 2021년 17.4%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에 56.5%로 높아졌고 지난해는 역대 가장 높았던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환수액은 2020년 6조1000억원, 2021년 4조1000억원에서 2022년 11조3000억원, 지난해 14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행액은 25조2000억원, 23조8000억원, 20조1000억원, 21조1000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한은은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이유를 코로나19 기간 중 줄어든 대면 상거래가 2022년부터 회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음식숙박업, 운수업, 여가서비스업 등 현금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화폐유통이 정상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21년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시중금리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2015~2019년에 평균 1.78%에서 2020~2021년 1.18%까지 떨어졌다가 2022~2023년에는 3.45%로 올랐다.

현금을 예비용이나 가치저장 목적으로 보유했을 때의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코로나19 기간에 대규모로 순발행된 자금이 환수된 것으로 뵌다.

미국이나 유럽연합도 최근 고액권 환수율이 높아졌다.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75.7%에서 2022년 105.6%로, 100·200·500유로권은 같은 기간 51.0%에서 81.3%로 각각 상승했다.

한은은 향후 5만원권 환수율이 단기적으로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현금지급수단 확산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15년 안팎인 지폐 수명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만원권은 15년 전인 2009년 6월에 처음 발행됐다. 당시 발행된 지폐 중 손상권이 늘어나 환수액이 증가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민간 화폐수요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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