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면허 정지 기준 0.03% 적발된 음주운전자가 ‘무죄’받은 까닭은?
지난 2022년 10월28일 0시 5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한 도로. 도로 한 가운데 세워진 차량 안에서 잠든 A(51)씨는 경찰에 단속을 당했다. 음주운전을 의심한 경찰이 A씨를 상대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확히 면허 정지 수치인 0.03%로 나왔다.
약식 기소된 A씨는 면허 정지와 함께 벌금 300만원의 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최근 법원은 A씨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청주지법 형사 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안 부장판사는 “운전을 종료한 때부터 상당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었더라도,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90분 사이 최고치에 이르고, 이후 시간당 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법원은 A씨가 주점에서 마지막으로 결제한 오후 10시 38분을 음주 종료시점으로 감안하면, 87분이 지난 단속 시점인 이튿날 0시5분은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도로 위 차량 안에서 잠들어 있다 적발됐는데, 실제 운전 당시에는 단속 수치인 0.03%보다 낮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적발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다. 이보다 낮을 경우에는 처벌 받지 않는다.
안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에서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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