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강국' 초석 닦은 서정욱 前 과학기술부 장관 별세

김인한 기자 2024. 1.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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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끈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90·사진)이 지난 11일 별세했다.

정부는 1993년 8월 체신부 장관 자문기구인 전파통신기술개발추진협의회와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이동통신기술개발관리사업단을 만들고 양쪽 기구의 책임자로 고인을 임명했다.

같은해 4월 서울 지역에 CDMA 방식 이동전화 서비스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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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주역…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SK텔레콤 사장 등 지내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끈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90·사진)이 지난 11일 별세했다.

고인은 193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A&M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 귀국해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군용 통신기기 전문가로 활약했고, 한국전기통신공사(現 KT)에서 한국형 TDX(전전자교환기) 개발을 이끌며 통신 서비스를 크게 발전시켰다. 1990년대 들어 과학기술처 차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서 전 장관은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공헌한 대표적 인물이다. 고인은 '통신 인프라는 나라의 근간이고, 독자적인 방식의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다. 이 신념으로 당시엔 생소했던 CDMA 도입에 앞장섰다.

CDMA는 1989년 미국 퀄컴(Qualcomm)이 개발한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이다. 하나의 채널로 한 통화밖에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방식 기술이다.

1980년대 후반 휴대전화 이용자가 급증했지만 기존 아날로그 방식(AMPS)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당시 유럽을 중심으로 주파수를 시간대별로 나눠 정보를 전송하는 TDMA(시분할다중접속) 방식을 채택했지만, 우리나라는 과감하게 CDMA를 선택했다.

정부는 1993년 8월 체신부 장관 자문기구인 전파통신기술개발추진협의회와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이동통신기술개발관리사업단을 만들고 양쪽 기구의 책임자로 고인을 임명했다. 이때부터 CDMA 상용화에 속도가 붙었다. 1년 뒤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시험을 한 데 이어 1995년 11월 시험 통화에 성공했다.

이어 1996년 1월1일 인천·부천 지역에서 세계 최초 서비스를 개시했다. 같은해 4월 서울 지역에 CDMA 방식 이동전화 서비스를 공급했다. 이른바 '스피드 011'의 등장이었다. 한국이 CDMA 기반 서비스 성공을 계기로 일본이 자체 기술(PDC 방식)을 포기하고 CDMA 방식으로 바꿨다. 이를 중국·페루·캐나다·필리핀·이스라엘 등도 뒤따랐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 뒤로 고인은 SK텔레콤 사장과 부회장, 1999~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에도 서울대·이화여대·공군사관학교·명지대·순천대 등에서 강의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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