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그 비위사실 폭로, 프로야구 흥행 찬물 될라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는 역대급 흥행을 선보였다.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많았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궈내면서 장시간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한(限)을 풀었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오른 KT도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2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여기에 SSG를 비롯하여 NC, 두산 등도 지난 시즌 전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WBC에서의 부진을 떨쳐내 보이고자 애를 썼다. 그 결과, 아시안게임 우승, APBC 준우승, 아시아 선수권 동메달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물론 한 시즌이 온전히 치러진 것은 아니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개인의 일탈이 구단 전체에 영향을 끼친 일도 있고, 시즌 후에는 SSG가 상당히 요란한 행보를 보이면서 2022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팀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직 프로 입성을 위하여 자비로 야구를 하는 독립리그 구단 전체에도 먹구름이 꼈다. 모 구단 임원 A씨의 비위 사실이 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인데, 상황은 이러했다.
A씨는 평소 선수들에게 지방구단 B감독과의 친분을 늘 자랑했다. 본인 자랑에만 그쳤다면 끝났을 일이었지만, 그 친분을 이용하여 한 선수에게 금품을 갈취한 것이 문제였다. A씨는 고교야구 4번 타자 출신인 C씨에게 프로야구 입단을 빌미로 수천만 원을 받아냈다. 돈을 건네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C씨는 해당 프로야구 구단을 KBO 클린센터에 신고했고, A씨도 고발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독립리그 구단에서 퇴단,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 C씨 입장에서는 야구도, 돈도 모두 잃게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프로 스카우트 팀도 독립리그에 접근하는 것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계약금 없이 좋은 선수를 육성 선수로 영입할 수 있지만, 행여라도 선수를 데리고 오면 '돈 받고 데려온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 입단에 대한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한 임원의 일탈이 리그 전체에 대한 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비위 사실 외에도 협회나 학교단위로도 투명하지 못한 야구단 운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독립리그가 연천 미라클의 우승으로 종료된 이후 경기도 야구소프트볼협회는 오는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IPBS(Intercontinental Professional Baseball Series) 대회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독립리그 야구단의 어느 선수가, 어느 규모만큼 참가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제공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코치들은 MHN스포츠에 "대표팀 감독 선임부터 선수단 선발 모두 협회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투명하게 공개만 해 달라고 하는 상황인데,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냥 밀어붙이려고만 하고 있다.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부당한 것인가?"라며 한 숨을 내쉬기도 했다. 실제로 경기도 협회 홈페이지에는 이와 관련한 정보가 하나도 게재된 것이 없다.
이러한 문제 외에도 학생야구 쪽에서도 적지 않은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선수 운영과 관련된 문제다. 클럽팀을 포함하여 학교 신규 창단팀도 코칭스태프, 선수단, 운동 장소 확보만 된다면 자유롭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록이 가능하게 됐다. 이 모든 준비가 주말리그 참가로 이어지게 되며, 선수 숫자가 확보되지 못하면 참가하고 싶어도 리그 참가를 포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 등록과 관련하여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한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경우, 또 다른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모두 시즌을 앞두고 모두 정리되어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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