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 가기 위한 첫 발걸음”…NC 우완 영건이 군대 간 구창모 59번 선택한 이유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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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었으며, 그 곳으로 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 생각하고 이 번호를 택했다.”

특급 우완 영건 김휘건(NC 다이노스)이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59번을 달고 데뷔 시즌을 보낸다.

NC는 12일 1월 선수단 소식을 통해 2024시즌 선수단 배번을 공개했다. 주전 안방마님 김형준이 기존 47번에서 25번으로 변경했고, 좌완 외국인 투수들인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는 각각 20번, 30번을 택했다. 새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44번을 다는 가운데 김휘건의 선택은 59번이었다.

NC의 특급 루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김휘건. 사진=김영구 기자
지명 당시 NC에 오른팔을 바치겠다는 포부를 전한 김휘건. 사진=김영구 기자
NC의 연고지인 창원 출신으로 강원소양초, 춘천중, 휘문고를 나온 김휘건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우완투수다. 191cm, 105kg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구속 153km의 패스트볼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명 당시 NC를 위해 오른팔을 바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김휘건. 그는 데뷔 시즌 등 번호로 59번을 택했다. 59번은 현재 군 복무를 위해 잠시 국군체육부대(상무)로 떠나 있는 구창모가 달았던 번호다.

지난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은 구창모는 NC에게 큰 의미가 있는 선수다. 데뷔 후 단 한 차례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을 정도로 잦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빠른 볼과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토종 좌완 에이스로 군림했다. 지난해까지 성적은 174경기(680.1이닝) 출전에 47승 37패 4홀드 평균자책점 3.68. 특히 2020시즌에는 15경기(93.1이닝)에 출격해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초 왼 굴곡근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구창모는 같은 달 말 피로골절 진단을 받아 긴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이 여파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된 구창모는 지난해 9월 27일 왼 전완부 척골 재골절 진단을 받으며 다시 쓰러졌고, 같은 해 10월 18일 왼 척골 플레이트 및 핀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지난달 18일 상무에 입단했다. 김휘건은 구창모가 돌아올 때까지 59번을 달기로 했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의지다.

59번을 달고 활약했던 구창모. 사진=천정환 기자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안녕하십니까! NC 다이노스의 새로운 59번 김휘건입니다”라며 운을 뗀 김휘건은 “처음 번호를 받게 되었을 때 정말 받아도 되는 번호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번호가 가지고 있는 의미 또한 너무 잘 알기에 조금은 망설여진 것 같다. 하지만 전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었으며, 그곳으로 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 생각하고 이 번호를 택했다”고 전했다.

59번을 달고 있는 김휘건의 모습은 올해에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원래 주인인 구창모가 2025년 6월 17일 전역하는 까닭이다.

김휘건은 “구창모 선배님이 군대에 가 계신 시간 동안 59번이라는 번호를 달고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팬 여러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며 “쉽지 않겠지만 이 모습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팬 여러분들 실망시키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썼다.

지난해 말 NC의 마무리 캠프 당시 가진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NC 다이노스에서 가장 위대한 투수로 남는 게 큰 목표다. (이재학 선배님이 보유한) NC 통산 최다승(82승) 기록도 깨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던 김휘건. 구창모의 배번인 59번을 달고 데뷔 시즌을 보낼 그가 올해 유의미한 시기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김휘건은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진행되는 NC N팀(NC 1군)의 CAMP 2(스프링캠프) 대신 2월 1일부터 마산야구장, 고성야구장 등에서 펼쳐지는 C팀(NC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 전망이다. 최근 만난 강인권 NC 감독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대해 ”(김휘건을 비롯한) 신인 선수들은 제외했다. 제가 갖고 있지 않은 신인 선수들의 고충들이 있었던 것 같다. 제 주위에 있던 코치들이나 구성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신인 선수가 캠프를 가면서 어려움을 피력하는 부분이 있었다.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C팀 캠프를 잘하면 시범경기 때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인터뷰를 가졌을 당시 김휘건은 NC의 가장 위대한 투수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이한주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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