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벌써 SF 지역 스타 됐다! "2024년 주목할 야구 스타, 뛰어난 콘택트-좋은 수비 모두 흥미로워"

양정웅 기자 2024. 1. 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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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메이저리그(MLB)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고도 거액의 계약을 따낸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미 지역 내에서는 가장 기대받는 스포츠스타 중 하나가 됐다.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지역에서 주목할 15명의 야구인'을 선정했는데, 이 중에서 이정후의 이름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만을 두고 도시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일컫는 '베이 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산호세 등이 포함된 곳이다. 이 지역에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개 팀과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여러 프로 구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수 중에서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른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5위), 오클랜드의 루키 잭 겔로프(15위)와 함께 이정후까지 3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이정후)가 기록지에 어떤 숫자를 남길지는 모른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이정후가 운동능력이 우수하고 활동적인 수비수이고,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올드스쿨형 타자라는 점 모두가 흥미롭다"며 이정후를 높이 평가했다. 아직 그라운드에서 첫 선을 보이지도 않았지만, 한국에서의 모습만 보고도 이정후의 능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매체는 또한 이정후에게 거액의 계약을 안겨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2위에 올렸다. 매체는 "보라스의 선수들이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의 스토브리그를 제대로 만들거나 깨버릴 수도 있다"면서 "이미 이정후와 함께 3명의 선수(마이클 콘포토, 로스 스트리플링, 션 머나야)가 샌프란시스코에 남았다. 이 중에서 콘포토와 스트리플링은 팀에 남았고, 머나야는 옵트아웃을 통해 뉴욕 메츠로 갔다"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한 미국 현지의 기대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배출할 것이다. 2010년 버스터 포지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으나 곧 가뭄을 끝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중견수 이정후를 비롯해 좌완 투수 카일 해리슨, 유격수 마르코 루치아노를 포함한 여러 신인상 후보를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매체 에센셜리 스포츠는 "타격하는 동안 인내심은 빠른 구속과 더 뛰어난 투구에 직면하는 데에 도움이 될 크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정후가 큰 파워를 발휘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만약 타구 발사각을 좀 더 올릴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적당한 홈런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팀 내에서는 이정후를 톱타자로 못박은 상태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신임 감독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정후를 영입한 이후 몇 가지 라인업을 구상해봤다. 1번 타자는 이정후가 해봤던 경험이 있어 편할 것이다. 지금으로선 안 될 이유가 없다"며 개막전 리드오프 출격을 예고한 바 있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이 만든 이정후의 그래픽.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는 지난달 중순 샌프란시스코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하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역대 아시아 타자 최고 몸값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 계약 첫해인 2024년 700만 달러(약 92억 원),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 각각 2200만 달러(약 288억 원)를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2050만 달러(약 268억 원)를 받는다.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장타력을 올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이 만든 이정후의 그래픽.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다만 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올렸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출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쳤다.

창단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인 선수라고는 2017년 황재균(36·현 KT 위즈) 단 한 명만 뛰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꾸준히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올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팀장급 스카우트를 여러 차례 파견해 이정후를 관찰했다. KBO리그 시즌 중에도 고척스카이돔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등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이정후를 면밀히 지켜봤다. 키움의 2023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는 이정후가 한 타석밖에 들어오지 않는데도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찾아 부상 복귀전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지난해 10월 10일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 8회 말 이정후의 타석 때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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