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와의 대화’ 위해 유튜브 방송한 중견기업… “기업 진정성 보여줘야”

강정아 기자 2024. 1. 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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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펙스, ‘주주와의 대화’ 유튜브 실시간 방송
신사업 계획부터 주가 현황까지 질의응답 시간 가져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도 주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 또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실시간 소통 방송을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필터 등 나노기술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시노펙스가 주주와의 소통을 진행했다.

시노펙스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 50분간 주주들과 실시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시노펙스 이진태 인공신장산업 본부장, 석유빈 연구개발(R&D) 센터장, 지화용 상무가 출연해 주주와의 소통에 나섰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나노기술 소재부품 전문기업 시노펙스 본사. /시노펙스 제공

1985년 신정산업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 시노펙스는 시가총액 6000억원 규모의 연성회로기판(FPCB)과 필터 전문 기업이다.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인쇄회로기판조립(PBA)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배터리를 연결하는 FPCB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엔 혈액투석기, 수소연료전지 고분자전해질막(PEM) 등 필터 기술을 활용한 사업 분야를 확대 중이다.

시노펙스는 이날 처음 진행한 주주와의 대화에서 기업 개요부터 지난해 실적, 국내 최초 혈액투석기 국제 인증 획득과 관련한 사업계획까지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에 참여한 670여명의 주주들은 혈액투석기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언제부터 얼마큼 생산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한 뼈아픈 질문과 배당에 대한 질문으로 진행자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혈액투석기는 국내 전량 수입 중으로, 가격과 생산성 제한으로 2~3가지 모델만 공급 중”이라며 “시노펙스는 맞춤형 선택이 가능하도록 종류를 늘리면서 약 500만개 정도의 캐파(CAPA·생산능력)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주주들과의 소통을 진행한 기업은 적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실적이 좋을 때 진행했다가, 내리막길을 걸을 땐 외면하곤 한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월 제16차 정기주주총회에 이어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 세션을 열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전 부회장, 지동섭 SK온 전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직접 참여해 경영 현황과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추가로 진행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기술 소재부품 전문기업 시노펙스는 11일 오후 5시부터 50분 동안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통해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약 670명의 주주가 이날 방송에 참여했다. /시노펙스 유튜브 캡처

위메이드는 2022년부터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주주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주주와의 대화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참여해 진행한 이 행사는 실시간 유튜브 생중계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주주들에게만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시노펙스는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주주와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채널을 활용했다. 사실 시노펙스는 주주와의 소통 시간을 갖기 전 리스크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혈액투석기 사업화 과정에 필요한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신사업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지난 10일 하루 주가만 15% 가까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노펙스는 주주와의 대화에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지화용 상무는 “그동안 회사가 꾸준히 개발하고 추진해 온 사업들에 대해 주주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회사의 진심을 보여주면 단기 투자를 위해 들어온 주주분들도 믿음을 갖고 장기 투자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주주들의 정보 비대칭 문제도 기업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 상무는 “우리나라는 기업 내부적으로 진행한 사업들에 대해 정보가 제공되는 환경이 제한적”이라며 “이런 부분을 기업이 직접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시노펙스는 주주총회와 별개로 주주와의 소통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 상무는 “처음 시도한 주주와의 소통 행사라 자료 준비부터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주주분들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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