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이자도 못 낸다"…'심각한 미분양' 지방 건설사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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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이자도 못 냅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는 등 국내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심각한 미분양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 건설사들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 한국건설이 시공 중인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최근 대출 실행 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이자 독촉' 안내 문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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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이자도 못 냅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는 등 국내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심각한 미분양 문제를 겪고 있는 지방 건설사들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 한국건설이 시공 중인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은 최근 대출 실행 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이자 독촉' 안내 문자를 받았다. 해당 오피스텔은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된 곳으로, 한국건설 측이 내야 할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수분양자가 직접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은행은 해당 오피스텔 공정률이 30%대에 머물러 있고, 한국건설이 지난해 9월 이후 공정률 관련 정보를 은행에 제출하지 않자, 결국 수분양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다. 중도금 이자는 1세대당 한 달에 7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안내문에는 "시공사인 한국건설이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중도금을 추가로 대출해 줄 수 없다"며 "건설사 측이 중도금 이자를 내지 않았으니 수분양자가 직접 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한국건설은 수분양자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다. 한국건설은 사과문에서 "회사가 시공한 사업과 관련해 고객의 중도금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회사를 믿고 아델리움을 선택해주신 고객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조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건설은 지난해부터 건설업계에 부도설이 돌만큼 자금난을 겪고 있던 상태다. 수십억원대 연체금이 쌓이며 일부 공사 현장이 멈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불능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하도급 업체와 수분양자들까지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현실화 등에 따른 위기를 겪고 있지만, 특히 지방 중소형 건설사들이 느끼는 온도는 더 낮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방 건설사만 10곳이 넘는다.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청약자가 '0명'인 지방 청약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일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 라온하이트' 아파트 일반공급 1순위 접수 결과 60가구 분양에 신청자가 '0명'을 기록했다. 당장 이달 중 입주가 예정된 후분양 단진데, 청약 신청자가 없어 시공사인 만송종합건설의 상황이 난처해졌다.
선광건설이 시공하는 충북 제천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도 209세대를 공급하는데 신청자가 1명에 그쳤다. 남광토건이 경기 안성에 시공하는 '하우스스토리 퍼스트시티' 역시 468세대 모집에 8명이 접수했다. 보해토건이 부산에 건설하는 '보해 선시티 리버파크'는 208세대 모집에 17세대만 청약을 접수했다. 경기 양주 '덕계역 진산 블루시엘'은 54세대 모집에 20명만 청약을 넣었다. 시공사는 진산건설이다. 새해 들어 0점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만 5개 단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자금경색 현상은 특히 지방 건설사들에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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