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배합 1위 포수가 ‘먼저 보는 것’···양의지가 키울 ‘2024 두산 젊은 어깨들’
미완성 젊은 투수 ‘졍면승부’로 성과
‘최강볼펜’ 통해 영업비밀 일부 공개
“두산 영건들 올해는 더 세질 것”
타석의 타자 무릎 위치가 평소보다 낮아 보인다. 순간, 타자의 마음이 보인다. 음,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다. 타자가 중심을 높은 쪽으로 가져 간다. 히팅 포인트를 조금 더 앞으로 가져가는 듯 보인다. 저런 자세라면 아마도….
두산 포수 양의지는 KBO리그 안방마님 가운데 볼배합이 가장 현란한 선수로 통한다. 양의지는 2022년 여름, 기자가 10개구단 핵심타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포수 관련 설문 가운데 ‘볼배합을 읽기 가장 어려운 포수’를 묻는 항목에서 단연 1위에 올랐다. 타자 12명이 양의지를 첫손가락에 꼽으며 “수싸움이 가장 어려운 상대”라는 얘기를 했다.
사실, ‘좋은 볼배합’을 화두로 올리면 대부분 포수들은 ‘결과론’으로 관련 내용을 풀어간다. 그러나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양의지가 공 하나하나에 설명 가능한 이유를 담는 것은 특유의 여유와 넓은 시야 덕분이다.
양의지 또한 데이터를 배경에 둔 ‘플랜’을 갖고 매 경기에 나선다. 이를테면 타자마다의 약점을 파고드는 식이다. 그러나 경기 흐름에 따라, 타자 페이스에 따라 ‘플랜’을 순발력 있게 바꾸는 경우가 다른 포수들보다 많다. 포수 관련 설문에서 적잖은 포수들이 “양의지의 볼배합에는 ‘규칙성’이 없다”는 얘기를 공통적으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양의지는 지난 주말 공개된 스포츠경향 야구 전문 채널 ‘최강볼펜’과 인터뷰에서 ‘최강 볼배합 ’을 하는 영업 비밀을 일부 공개했다. 다만 양의지의 설명에 따르면, 누군가의 가르침으로 금세 될 일은 아니다. 포스 마스크 사이 보이는 타자의 동작을 빠르게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여유와 눈썰미가 있어야 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양의지는 그런 재능을 ‘떡잎’ 시절부터 보였다.
2015년 두산-NC의 플레이오프 4차전 일화 하나. 7회 1사 2루, 타석에 선 두산 양의지는 홈플레이트 위를 비행하는 나비를 발견했다. 양의지는 득점권에서 경기에 몰입할 상황이었지만, 나비를 손바닥에 고이 올려놓은 뒤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여 살려 보냈다.
이 장면은 김택진 NC 구단주 눈에도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2018년 겨울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양의지가 NC의 강렬한 손짓에 이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두산으로 복귀하고 2시즌째. 양의지의 리드가 더욱더 중요한 시즌이다.
두산은 성공과 실패가 혼재한 시즌을 보냈다. 직전 시즌 9위에서 5위로 점프한 것은 성과였지만,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인 11연승을 하는 등 좋은 흐름 만들고도 더 뻗어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었다. 다만 한 시대를 이끌 젊은 투수들이 줄이어 성장한 것은 큰 소득이었다. 우완 김동주, 좌완 최승용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주요 전력으로 올라선 가운데 우완 정철원이 마무리로 커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젊은 투수들이 올라오면 집요할 정도로 공격적인 리드를 했다. 타자 몸쪽 승부를 자주 요구해 ‘몸쪽 미친X’라는 농담까지 들었지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당장의 결과도 만들면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까지 감안한 소신 있는 리드를 이어갔다.
양의지는 올해는 젊은 투수들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올해 1순위 신인 김택연과 입단 2년생 최준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나비를 살리는 여유로, 젊은 투수들을 끌어갈 시즌. 2024년, 양의지의 볼배합이 도드라질 시간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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