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00일 불붙은 화약고...'일촉즉발' 확전 우려

최영주 2024. 1.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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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100일째를 맞은 가운데, 끝 모를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만 2만4천 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스라엘 희생자까지 합하면 2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가자지구 전쟁 관련 상황 알아봅니다. 최영주 기자!

가자지구 전쟁이 오늘로 백일째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대교 명절 직후 안식일이었던 지난해 10월 7일 새벽,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100일째를 맞았습니다.

그날 하마스 공격으로 천200명 안팎이 숨지고 인질 250여 명이 납치되는 등 큰 피해를 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가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같은 달 27일에는 하마스 완전 소탕을 목표로 세우고 9년 만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세로 궁지에 몰린 하마스는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일시 휴전에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최초 나흘간 합의한 휴전은 두 차례 연장되며 영구 휴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결국 지난 달 1일 이스라엘이 하마스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작전을 재개했고, 지금까지 공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시 휴전 기간, 인질 일부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맞교환 형식으로 풀려났지만 130여 명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 중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가운데 20여 명은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합쳐 2만5천여 명에 이른다고요?

[기자]

가자지구에서 숨진 사망자만 2만4천여 명에 육박하고 부상자도 6만 명 가까이 달합니다.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가 9천600명, 여성이 6천75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0%가 넘는다는 게 가자지구 보건부의 주장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을 가해 전례 없는 민간인 피해를 낳았다는 지적입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최소 340명이 숨졌고, 이스라엘까지 합하면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의 사망자는 2만5천 명에 달합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의 85% 이상인 약 190만 명이 피란 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가자지구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됐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이스라엘이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겠다며 전쟁 축소를 공식화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우려 속에 국제사회가 휴전을 압박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국제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죠?

[기자]

네,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선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제소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이른바 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한 사건 심리가 시작됐습니다.

본안 판단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휴전 명령 등 임시 조치에 대한 결정은 몇 주 내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시할 것이라는 점을 천명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전쟁 100일을 앞둔 현지시간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승리할 때까지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제 재판소를 포함한 그 누구에 의해서도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이그도, 악의 축도, 다른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여기서 '악의 축'은 하마스와 이들을 지원하는 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을 일컫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전쟁의 불길이 홍해로도 번지고 있지 않습니까?

며칠 전,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 거점에 대해 공습을 가하면서 확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이 지난 12일 홍해를 위협해온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 근거지에 대규모 폭격을 가한 데 이어,

13일에도 추가 공격을 단행하며 확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만, 아직까지 중동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후티가 보복에 나선다면 추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확전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후티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도 미국의 공습에 대해 "불안정을 촉발할 것"이라고 맹비난했지만, 사태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후티의 싸움을 지지한다"면서도 "후티가 직접 결정을 내리고 있고, 이 지역에서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격을 멈추는 것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몫"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측이 확전을 바라지 않지만, 이미 중동 전쟁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번 공습에도 후티 반군의 위협이 불식되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란이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기지에 대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이 더욱 결렬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자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의 화약고에 친이란 '저항의 축' 세력이 점차 개입의 강도를 높이면서 중동 전역에 전쟁의 불길이 번질 조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최영주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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