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민주주의 힘 보여줘…독립엔 반대”

이본영 기자 2024. 1.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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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의 집권이 연장된 것을 환영하며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3일 대만 선거에 대한 성명에서 "미국은 라이칭더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만인들이 다시 한 번 그들의 굳건한 민주주의 시스템과 선거 절차의 힘을 보여준 것 또한 축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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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캠프데이비드 별장으로 떠나면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의 집권이 연장된 것을 환영하며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으로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3일 대만 선거에 대한 성명에서 “미국은 라이칭더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만인들이 다시 한 번 그들의 굳건한 민주주의 시스템과 선거 절차의 힘을 보여준 것 또한 축하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강압과 압력 없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민주적 가치에 뿌리를 둔 미국인들과 대만인들의 동반자 관계는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분야에서 넓어지고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라이 당선자와 “공통의 이해와 가치”에 기반해 공조하기를 기대한다며 “대만은 계속해서 자유, 민주주의,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본보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의 성명은 외국 지도자 선거 당선자에 대한 의례적 인사이면서도 ‘민주주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반중적 태도가 있는 민진당 후보의 승리를 반기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10일, 대만 총통 선거 뒤 “대만과의 강력하고 비공식적인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에 관해 분명히 소통하기 위해” 비공식 대표단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이 대만 선거와 관련해 “추가적인 군사적 압력이나 강압으로 반응한다면 중국은 도발자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은 민진당 정권의 연장에 따라 대만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무력 통일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과 군사원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한마디 반응만 내놨다. 블링컨 장관도 성명에서 미국은 대만관계법과 ‘3개 성명 및 6개 보장’에 부합하는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는 단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되 대만의 안보를 위한 무기 판매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말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대만 선거 직전인 12일 워싱턴을 방문한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언급했으며,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중동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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