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타이완 친미후보 당선에 “중국 전쟁위협이 역풍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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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것은 중국의 무력 시위와 강압적 태도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고 서방 매체들이 진단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하는 등 거듭 압박을 가했지만 "타이완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는 전쟁 지지란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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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것은 중국의 무력 시위와 강압적 태도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고 서방 매체들이 진단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강조하는 등 거듭 압박을 가했지만 "타이완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는 전쟁 지지란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짚었습니다.
NYT는 "경제적으로, 또 해상과 공중에서 군사적 괴롭힘을 지속하는 중국의 강압적 행태는 실질적 독립을 지키고 중국의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타이완의 열망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결과에도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담당 기구인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은 이날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차기 총통으로 선출되자마자 "이번 선거는 양안(중국과 타이완)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벼랑끝 전술과 긴장이 지속되고, 필시 더욱 심해질 것임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는 게 NYT의 진단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를 "타이완인들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친미 총통을 선출했다"고 전했으며, 미국 CNN 방송도 "타이완 유권자가 중국의 경고를 묵살했다"고 해석했습니다.
CNN은 이번 선거 결과가 "베이징에는 타격"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향후 몇주 내에 타이완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고, 신임 총통의 취임식이 치러지는 5월 20일 전후 대대적인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타이완에 대한 관세 우대 혜택이 철폐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 역시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중국은 미국에 '내정 문제' 간섭을 멈추라는 압박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은 지난해 타이완에 3억4천500만 달러, 우리 돈 약 4천500억원 상당의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등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다만 양안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중국은 경제 악화로 진통을 겪고 있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 때문에 중국과의 대결에 집중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가 '관리모드'에 들어갔다는 점도 당장 대결이 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진당이 총통선거에서 이기고서도 함께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선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WSJ는 "입법위원 선거 패배로 라이 당선인은 타이완 사상 두 번째로 야당이 입법원을 장악한 가운데 총통이 되는 처지가 됐다"면서 "2000년대 천수이볜이 그렇게 집권했을 때는 입법위원들간에 심한 분쟁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라이 당선인 앞에 놓인 길은 반듯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만약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백악관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동맹을 만날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짚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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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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