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마라도나-22년 펠레-24년 베켄바워… 전설들이 저문다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4. 1. 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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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세계 축구계의 전설들이 하나둘 저물고 있다. 2020년에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2022년에는 펠레(브라질), 그리고 지난 7일에는 프란츠 베켄바워(독일)까지 타계했다.

유수의 매체들과 축구 매니아들이 축구 역사상 베스트11을 꼽을 때 선정하지 않으면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시간이 흘러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여겨지던 이들이 격년으로 사망하는 것에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왼쪽부터 마라도나, 베켄바워, 펠레의 현역시절 모습. ⓒAFPBBNews = News1

▶베켄바워,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

지난 7일 타계한 베켄바워는 1945년 뮌헨에서 태어나 축구 역사상 선수-감독-행정가로 모두 성공한 유일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선수시절에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네 차례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려놨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3연패를 이끌었다. 1973년부터 1976년까지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차지한 베켄바워의 뮌헨의 업적은 축구 역사상 단 4번뿐인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기록.

이렇게 위대한 클럽 커리어와 함께 독일 국가대표로 자국에서 열린 1974 서독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며 커리어 방점을 찍었다. 당시 '토탈 사커'로 불린 요한 크루이프의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했는데 이 결승전은 축구사 가장 위대한 월드컵 결승전으로 손꼽힌다.

1972 유로 우승도 해내며 클럽과 대표팀 모두에서 '주장'으로 위대한 커리어를 이룩한 베켄바워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세계 축구사 가장 위대한 '리더'로 언급되기도 한다. 수비수임에도 1972년과 1976년에는 유럽 축구 올해의 선수상인 발롱도르를 타내기도 했고 수비수가 발롱도르 2회를 받은 것은 지금까지도 베켄바워가 유일하다.

'리베로'라는 수비 포지션의 창시자로 여겨지며 수비수로써 압도적인 수비 능력은 물론 공격가담과 패스능력 등 모든 것을 갖춰 현재까지도 축구사에서 '최고의 수비수'를 꼽을 때 백이면 백 모두가 베켄바워를 가장 높게 평가할 정도.

선수 은퇴 후의 커리어 역시 대단했다. 서독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1990년 월드컵 우승컵을 들면서 주장과 감독으로 각각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1994년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이 되며 행정가로 변신해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우승과 UEFA컵 우승 등을 해내기도 했다. 자국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조직위원장까지 맡기도 했다. 선수와 감독, 행정가로 모두 성공한 축구인으로 남았다.

ⓒAFPBBNews = News1

▶마라도나와 펠레, 그리고 메시

2020년 마라도나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이었지만 죽음을 둘러쌓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

마라도나하면 단연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SSC 나폴리를 이끌고 우승하고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마라도나 입단전 승점 1점차로 겨우 강등을 면했던 나폴리는 마라도나가 입단한 1984~1985시즌 8위, 2년차에는 3위, 1986~1987시즌 창단 61년만에 첫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가 2022~2023시즌 나폴리를 우승시킨 것이 마라도나 이후 33년 만에 재우승이었다.

또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8강 잉글랜드전 그 유명한 '신의 손' 핸들링 득점과 60m 드리블 골로 인해 마라도나는 전세계적 스타가 됐고 월드컵 7경기 5골5도움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통해 개인의 힘으로 조국을 월드컵에서 우승시킨 마지막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2022년에는 '축구 황제' 펠레가 타계했다. 17세의 나이에 1958 월드컵에서 '주역'으로 브라질을 우승시켰고 1962, 1970 월드컵 역시 핵심 선수로 우승하며 지금까지도 유일한 '월드컵 3회 우승'의 선수. 축구 커리어 전체에서 1000골이상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펠레는 그의 별명 '축구 황제'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선수 은퇴 이후 전세계 매체들로부터 '누가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가'를 뽑을 때 가장 많이 1위로 언급됐다.

ⓒAFPBBNews = News1

리오넬 메시 등장이전에 세계 축구에서는 항상 '펠레가 최고냐, 마라도나가 최고냐'로 논쟁이 있었다. 뛰던 시기가 완전히 달랐음에도 두 선수의 대단한 업적,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라이벌리즘이 겹쳐 나온 논쟁이었다.

그러던 중 메시가 등장했고 메시는 위대한 커리어에도 월드컵에서의 성과로 인해 그 가치를 폄하 받아왔다. 결국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현재는 메시가 펠레와 마라도나를 모두 넘어선 축구 역사상 No.1 선수라는 것이 정설.

하지만 메시가 은퇴하고 나서 시간이 흐른다면 펠레vs마라도나처럼 메시가 나은지, 펠레가 나은지, 마라도나가 나은지 다시금 논쟁이 붙을지도 모른다.

ⓒAFPBBNews = News1

▶격년으로 '빅3'의 사망

2020년엔 마라도나, 2022년엔 펠레, 2024년에는 베켄바워가 사망하면서 세계 축구는 격년 사이로 '빅3'를 모두 잃게 됐다.

세계 축구 역사의 베스트11이라는 큰주제에 모두의 답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 누구라 할지라도 꼭 넣는 선수는 있기 마련이다. 소련의 레프 야신 골키퍼, 수비수 베켄바워, 공격수에 펠레와 마라도나가 그 주인공. 야신 골키퍼야 1990년에 사망했었는데 나머지 빅3가 이렇게 연속적으로 타계한 것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2016년에는 '토탈 사커'의 창시자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가 사망하고 2023년에는 잉글랜드 축구사 최고의 선수로 여겨지는 바비 찰튼이 사망하면서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 그리고 16세에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핵심으로 떠오른 라민 야말 등 새로운 스타들이 떠오른다. 뜨던 별은 지기 마련이고 새로운 별은 뜨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축구팬들의 뇌리 속에는 펠레와 마라도나, 베켄바워 등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들이 남긴 모습들이 영원히 남아 곁에서 숨 쉬고 있다.

ⓒAFPBBNews = News1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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