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우려 커진 코스피…숨 고르기 장세 전망[주간증시전망]

이용성 2024. 1. 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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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 2.06%↓…2520선으로 '뚝'
8거래일 연속 하락…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친미' 대만 총통 당선…미·중 리스크 고조 가능성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가 지난해 연말 랠리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이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어닝쇼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지만, 통상 4분기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대만 총통선거라는 변수가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중국의 4분기 GDP 등 주요국가의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이번 주 증권가는 증시가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코스피 8거래일 연속 내림세…숨 고르기 중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 주(1월 8~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06%(53.03포인트) 내린 2525.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부터 8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1.17%(10.2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의 큰손인 기관들이 대거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지난주 기관은 코스피에서 3조8672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7190억원, 2조296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은 1048억원을 팔았고, 외국인도 174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901억원을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다.

국내 증시가 주춤하고 있는 배경에는 미국의 12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외로 고용시장이 뜨거운 모습을 확인한 연준 위원들은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주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까지 확인한 후 고용과 물가, 소비 방향성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반영돼 3월 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이 후퇴할 것이라 예상한다”며 “2% 물가 도달까지 험난한 경로가 수반되며 높아진 시장 기대의 되돌림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3위인 삼성전자(00593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증시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3조7000억원)를 크게 하회했다고 발표한 이후 반도체 업종 전반이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물론 미국의 주요 기업 등도 실적 시즌에 돌입한 만큼,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 통상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어닝쇼크가 진행되는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갈등 고조 가능성↑…주요 이벤트 줄줄이 대기

새로운 변수의 등장이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라 일컫는 제16대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주석이 승리를 거둠에 따라 단기적으로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 및 경제적 제재 수위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 발표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소화하면서 특별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보다는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7일에 중국의 4분기 GDP와 12월 주택가격 등 발표가 예정돼 있다. 같은 날 유로존의 12월 소비자물가 지수와 미국의 12월 소매판매 지수도 발표된다. 18일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을 엿볼 수 있는 TSMC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은 2023년 연간 실적발표와 함께 2024년도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도 충분히 조정되었다는 인식이 형성된 뒤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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