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선발 이과생 유리…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합격생 전원 이과
"문·이과 인원 배정 없으면 합격생 대부분 이과 가능성"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교육부 인센티브 방침에 서울 주요 대학이 올해부터 무(無)전공 선발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대학입시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에서 무전공 선발 확대가 이과생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격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현재 진행 중인 2024학년도 입시에서도 총 218명을 인문 ·자연계열 구분없이 무전공으로 통합 선발한다. 3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2.0%에 해당한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로 총 118명(모집인원의 3.6%)을 선발한다. 연세대는 글로벌인재학부 10명(0.3%) 고려대는 자유전공학부 90명(2.3%)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인문·자연 계열로 구분해 계열 내에서 통합 선발하는 무전공 인원도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4개 대학을 합해 2377명이다. 4개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20.1%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수도권 대학에 수십억원의 인센티비를 주겠다고 밝혀 무전공 선발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인문·자연 구분없이 무전공으로 선발할 경우 이과생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의 통합형 수능은 수학, 과학탐구 과목에서 표준점수가 문과생보다 높게 나오는 이과생에게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이과생 합격 비율이 94.6%에 달했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합격자가 모두 이과생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자연 계열에 상관없이 지원하고 문·이과 선발인원을 따로 배정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합격생 대부분을 이과생이 차지하고 문과생은 진학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모집인원을 별도로 정해놓는다 하더라도 입학 후 문과 학생이 이공계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합격선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무전공 선발은 2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유형1은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후 보건의료·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유형2는 계열·단과대학 단위로 모집한 후 그 안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인문·자연 구분없이 통합 선발하는 방식(유형1)이 아니라 인문·자연 계열 내에서 통합 선발하는 방식(유형2)에서는 학과별로 선발할 때보다 합격점수가 낮게 형성될 것이라 전망했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결과를 보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국어·수학·탐구영역 평균 백분위가 상위 70% 커트라인(컷) 기준 98.3점이었다. 각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정포털 '어디가'에 공개한 합격점수를 기준으로 했다.
인문계열에서 정치외교학부(98.5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자연계열과 비교해도 의예과 지역균형전형(99.5점) 의예과 일반전형(99.3점) 치의학과(99.0점) 다음일 정도로 합격선이 최상위권이다.
반면 계열 단위로 모집하는 '인문계열'은 전체 인문계열 24개 학과 중 8위, '공과대학'은 자연계열 전체 42개 학과 중 39위에 그쳤다. 계열 구분없이 통합 선발하는 자유전공학부가 계열 내에서 선발하는 전형보다 합격점수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역시 2023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선이 95.5점으로 인문계열에서는 통계학과(95.6점) 다음으로 높았다. 자연계열 자유전공학부 합격선은 95.0점으로 31개 학과 중 15위권에 해당했다.
계열 내에서 통합 선발한 성균관대의 경우 '사회과학계열' 합격선은 92.3점으로 인문계열 10개 학과 중 4위, '인문과학계열'은 91.3점으로 8위다. 자연계열에서는 '공학계열'이 93.5점으로 11개 학과 중 7위, '자연과학 계열'이 92.7점으로 9위를 차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 인문·자연 완전 무전공 선발방식에서 이과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통합수능 시스템으로 이과생이 대학입시에서도 유리할 수도 있는 환경구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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