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급하면 '편의점' 가세요"…일본은 되고 한국은 못 하는 이유

임찬영 기자 2024. 1. 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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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는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 점포에 화장실을 설치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편의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공용 화장실이 적은 해외에선 화장실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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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CU 점포에 설치돼 있는 화장실의 모습/사진제공= BGF리테일

"편의점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는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해외 점포에 화장실을 설치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편의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공용 화장실이 적은 해외에선 화장실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편의점 원조국으로 불리는 일본 편의점들도 화장실을 통해 집객 효과를 키우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해외점포 517개 중 93%에 달하는 481개 점포에 화장실을 구비해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몽골에선 273개 점포 중 250개를, 베트남에선 244개 점포 중 231개 점포에서 화장실을 운영한다. CU도 몽골에서 운영하는 370여개 점포 중 구조상 설치가 어려운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모든 점포에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대부분의 해외 점포 내부에 화장실을 설치한 이유는 화장실의 집객 효과가 뛰어나서다. 편의점에 화장실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 하는 고객들을 편의점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방문한 고객들은 자연스레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되고 이는 곧 매출로 직결된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모든 지역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편의점에서 실내 화장실이 있는 곳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건물주가 직접 편의점을 운영해 화장실을 자발적으로 만든 점포가 일부 있긴 하지만 본사 차원에서 화장실을 구비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해외와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가 달라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용화장실이 발달해 조금만 걷더라도 카페·호텔·지하철 등 공용 시설에서 무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공용 화장실이 발달해 있긴 하지만 일본 편의점은 임차 구조상 땅을 사거나 빌린 뒤 건물을 임차 혹은 건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건물을 혼자 쓰는 경우가 많아 편의점 운영에만 수억에서 수십억원까지 들어가며 가맹계약도 10년으로 길다. 5000만원 내외면 편의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형태다.

점포당 평균 평수도 40~50평으로 국내 편의점보다 2배 이상 크다. 공간이 넓은 만큼 이를 화장실로 활용해 집객 효과를 키울 수 있다. 반면 국내 편의점들은 평수가 작을뿐더러 공용 건물에 운영 중인 경우가 많아 이중으로 화장실을 구비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대부분 상가 등에 입점해 있어 공중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성이 적다"면서도 "몽골 등 공용화장실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화장실이 집객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점포 확장 시 화장실을 필수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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