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치열한 자금 확보 경쟁…‘AA급’ 경계로 온기 갈리나
15일, SK브로드밴드·현대제철 회사채 수요예측
네이버, 3년 만에 공모채 시장 찾아
한화·신세계푸드·SK렌터카…A급 비우량채 본격 발행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연초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 여부가 확정되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등급별, 만기별로 크레딧 시장 내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수요예측만 15곳…회사채 슈퍼위크
오는 15일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은 SK브로드밴드와 현대제철이다. 두 곳 모두 회사채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 자금이다.
SK브로드밴드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제철 2년물 200억원, 3년물 2200억원, 5년물 6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로,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네이버는 3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네이버는 주로 국내가 아닌 일본 시장 등 해외 조달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었다. 오는 16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데 3년물 1100억원, 5년물 400억원 총 1500원을 조달한다. 지난 2021년 발행했던 회사채 자금을 상환하기 위한 발행으로 알려졌다.
올해 두 번째 증권채 주인공인 삼성증권은 오는 17일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2·3년물로 2500억원 규모를 조달하는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첫 번째 발행 주자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점을 감안했을 때 높은 금리 수준에서 회사채를 찍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PF 관련 옥석가리기…크레딧 양극화 심화”
A급 비우량채도 본격적으로 발행 시장을 찾는다. 한화(2·3년물 1500억원), 신세계푸드(2·3년물 700억원), SK렌터카(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SK실트론(2·3·5년물 1000억원) 등이다.
다만 등급별, 만기별로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3년물 이하 만기에서는 대부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낙찰되는 반면, 5년물 이상 장기채는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가 축소됨에 따라 트랜치별로 선호도가 차이가 난다”며 “금리 인하를 전망할 때 장기채를 선호하는데, 현시점에서는 2·3년물이 인기가 더 높다”고 답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로 시장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PF 관련 옥석가리기 진행과 크레딧 양극화 심화가 예상된다”며 “크레딧 스프레드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태영건설 이슈에도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HD현대오일뱅크(3·5년물 1500억원), 롯데지주(2년물 1100억원, 3년물 1500억원), 대상(2년물 200억원, 3년물 800억원), LG헬로비전(3년물 1000억원), 에쓰오일(5년물 1700억원, 7년물 600억원, 10년물 700억원), 연합자산관리(3년물 1400억원, 5년물 1200억원) 등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어간다.
박미경 (kong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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