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 오든 흔들리지 않게 잘 준비할 것”…절치부심하고 ‘강정호 스쿨’ 향한 박세혁의 당찬 각오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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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어떤 상황이 오든 흔들리지 않게 잘 준비할 것이다.”

지난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강정호 스쿨’로 떠난 박세혁(NC 다이노스)의 말이었다.

신일중, 신일고, 고려대 출신 박세혁은 우투좌타 포수 자원이다. 2012년 5라운드 전체 47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고, 2022시즌까지 프로 통산 782경기에서 타율 0.259(1964타수 508안타) 24홈런 25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8을 작성했다. 특히 2019년에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두산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박세혁은 2024시즌 반등할 수 있을까. 사진=NC 제공
박세혁은 2023년 다소 아쉬운 시기를 보냈다. 사진=NC 제공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총 46억 원(계약금 18억 원, 연봉 24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의 자유계약(FA)으로 NC와 손을 잡은 박세혁. 그러나 그는 지난해 웃지 못했다. 주전 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14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휘두른 방망이에 머리를 맞는 불운과 마주했다.

다행히 그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곧 복귀했지만, 6월 한 달간 타율 0.135 1홈런 8타점에 그치는 부진에 시달렸다. 이어 8월에는 왼 손목 건염 진단을 받았고, 정규리그 막판이었던 10월 4일에야 1군에 돌아올 수 있었다. 2023시즌 최종 성적은 88경기 출전에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32타점이었다.

최근 만났던 박세혁은 “제가 잔부상이 많지 않은데 작년에 손목이 아팠다. 시즌 도중 재활한 것이 거의 처음이었다. 빨리 나아야 하는데 시간이 더디더라. 많이 아쉬웠다”며 “그 시기 보탬이 됐으면 팀이 더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끝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왼 손목 부상으로 빠져 있던 시기를 돌아봤다.

박세혁의 입지는 부상 후 크게 달라졌다.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 오른 발목 인대 손상 등의 부상을 이겨낸 김형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무섭게 성장했고, 박세혁이 빠진 사이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이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진행된 NC의 포스트시즌에서도 주전 안방마님 자리는 김형준에게 돌아갔고, 박세혁은 많지 않은 기회만 부여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박세혁은 “작년 한 시즌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손)아섭이형, (박)민우, (박)건우 등 (베테랑 선수들)도 잘해줬다. 팬 분들께서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하며 좋은 성적(최종 4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한 해였다”면서도 “저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부상도 많았다. 지난해 막바지에 시합을 못 나갔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빠져있던) 그 시간이 저에게 좋은 경험이고 공부가 됐다. 벤치에서 보며 시합을 나가고 싶다는 선수로서의 열망, 마음을 다시 느꼈다”면서 “제가 나가고 싶다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제가 아팠고 그래서 못 나갔다. 올해는 어떤 상황이 오든 흔들리지 않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형준의 성장은 박세혁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박세혁은 “(김)형준이는 너무 좋은 선수다. 제가 부정할 수 없다. 어린 선수지만 국가대표 경험도 있다. 지난해 제가 준비가 덜 돼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어린 선수가 성장해서 치고 올라오는데 고참이라고 자존심만 부리면 안 된다. 지금 현실에 맞게 제가 준비해야 할 것을 후회없이 준비할 것이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할 것을 하고 준비를 잘하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올 시즌 KBO리그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박세혁은 이중 ABS 시스템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포수의 프레이밍(포수가 투수의 공을 포구 할 때 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받기 위해 미트를 움직이는 행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봇 심판이 들어와도 프레이밍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수가 (볼을 던졌을 때) 느끼고 보이는 것이 있다. 대충 잡으면 투수들의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다. 똑같이 잘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세혁의 설명이다.

박세혁은 지난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강정호 스쿨’로 향했다. 타격에서 더 발전하고 싶은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강정호 스쿨의 효과는 최근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2022시즌 타율 0.277(548타수 152안타) 4홈런 48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NC의 캡틴 손아섭은 강정호 스쿨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2023시즌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을 기록, 생애 첫 타격왕 및 통산 네 번째(2012, 2013, 2017, 2023) 최다 안타왕에 오르기도 했다.

박세혁은 ”(미국으로 가기로 한 것에) (손)아섭이형 영향도 있다. 아섭이 형도 2022시즌 스스로 벽에 부딪혔고 느낀 점이 있어 미국에서 훈련했다“며 ”많이 준비하고 (강정호 형의) 도움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시합을 많이 못 나갔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뛰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많이) 못 나갔다. 못 나간 것은 제가 받아들이고 준비를 해야한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미리 들어가서 준비를 빨리, 많이 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눈을 반짝였다. 일찌감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세혁의 노력이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세혁이 부활한다면 NC는 큰 힘을 얻게 된다. 사진=NC 제공
지난 10일 강정호 스쿨로 향한 NC 박세혁. 사진=NC 제공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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