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재도전’ 황영찬, “프로 가고 싶은 마음, 너무 크다”
제주도는 동계훈련의 성지다.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제주도에서 한 시즌의 기초를 다진다. 여수 화양고도 제주도에서 다양한 팀들과 연습경기를 가지며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
건국대와 연습경기에서 여수 화양고와 비슷한 색상의 옷을 입은,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다. 지난해 경희대 주장을 맡았던 황영찬(178cm, G)이다.
지난해 9월 열린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황영찬이 프로에 다시 한 번 더 도전하기 위해 모교인 여수 화양고에서 훈련 중이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 만난 황영찬은 “원래 (드래프트에서) 떨어진 뒤 부모님도, 저도 (재도전을) 안 할 생각이었다. 후회가 되더라. 안 하려고 했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1년을 준비해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여기서 훈련한다”며 “경희대에서 계속 운동하다가 여수로 내려왔다. 선생님들(심상문, 김민수 코치)께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운동하고 있다”고 프로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마음을 바꾼 이유를 궁금해하자 황영찬은 “처음에는 안 되는구나 생각해서 안 하려고 했다. 지금까지 운동에 들어간 시간이 너무나도 많았다. 여기서 포기하면 아쉬웠다. 그런 것도 있고, 너무나도 프로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게 가장 큰 이유다”라며 “제 또래들은 프로에서 뛰는 게 너무 부럽다. 저도 그 자리를 꿈꾸며 농구를 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쉬워 다시 도전한다”고 했다.
황영찬은 “후회없이 준비하려고 한다. 지금 후회가 남아서 다시 준비하는 거다”며 “후회가 남지 않게 준비해서 만약 안 되더라도 농구의 미련을 버릴 수 있도록 1년간 준비를 할 거다”고 했다.
드래프트가 9월에 열리면 8개월 가량 시간이 남았다.
황영찬은 “3학년까지는 슛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4학년 때 슛이 안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 동안 슈팅 성공률을 높이려고 슛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제 장점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 수비 연습도 한다”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준비한다”고 했다.
여수 화양고에서 훈련하는 건 집에서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훈련량 등이 부족할 수도 있다.
황영찬은 “그건 핑계라고 생각하며 운동한다. 화양고 선수들은 선수대로, 저는 저만의 훈련대로 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황영찬은 “그런 생각도 했는데 부모님께서 그러지 않기를 원하셨다. 선생님들께서도 도와주신다고 하시니까 부모님께서 여수에서 준비하기를 바라셨다”며 “원래 턴오버(하승진과 전태풍이 드래프트에서 탈락했던 선수들을 모아 재도전을 돕는 프로젝트)를 참여하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내려와서 운동을 하라고 하셨다”고 했다.
프로에 진출하면 오프 시즌이 바뀐다. 이 때문에 동계훈련이 아닌 하계훈련을 하는데 황영찬은 동계훈련을 한 번 더 하는 셈이다.
황영찬은 “저는 동계훈련을 할 수 있는 게 기쁘다. 다른 대학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소화하고, 학교 소속으로 드래프트에 나갈 수 있는 건데 저는 그럴 수 없다. 여기서 동계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저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 힘들지 않다. 다른 대학 선수들이 보기에는 부끄러울 수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저만의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앞으로 드래프트가 열릴 때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야 하는 황영찬은 “남은 시간 동안 프로에서 이름을 날릴 수 없겠지만, 제가 하는 이 도전이 후회가 없도록, 보여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를 더욱 드러내서 프로에 갈 수 있도록 실력을 만들어 꼭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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