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아니라고?…美호수 하얗게 뒤덮은 알갱이 정체

김가연 기자 2024. 1. 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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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호 호수 기슭이 스티로폼 알갱이로 뒤덮인 모습. /클린업더레이크 인스타그램

최근 미국의 한 호수가 흰 물체로 뒤덮이는 일이 벌어졌다. 주변 지역에 강풍이 불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스티로폼 알갱이가 떠밀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1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은 “지난 6~7일 네바다주의 타호 호수 기슭이 ‘하얀 먼지’로 뒤덮였다”며 “이는 눈이 아니라 10만 개의 작은 스티로폼 알갱이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풍으로 인해 호수 기슭에 설치돼 있던 부유식 선착장이 떨어져 나갔다. 그 과정에서 선착장에 붙어있던 스티로폼 잔해가 분해되어 물 위로 떠올랐고, 바람을 타고 호수 북쪽의 인클라인 빌리지 기슭으로 쓸려온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지역 비영리 환경단체인 ‘클린 업 더 레이크’가 즉시 나섰다. 환경단체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20여명이 모여 대대적인 청소 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양동이, 송풍기, 진공청소기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제거 작업에 나섰다. 단체는 “구슬이 작은데다 눈과 모래에 섞여 있어 제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90%를 제거했으나 여전히 수천 개의 알갱이가 모래 속에 남아 있다”고 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 알갱이들은 스티로폼(발포폴리스타이렌)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중 생물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알갱이가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해 호수의 오염 정도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타호 호수의 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 38개 호수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타호 호수의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체가 2018년부터 이 호수에서 제거한 쓰레기만 약 28톤(t)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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