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경제지표·시작되는 실적시즌…"변동성 주의" [주간전망]
"미 중앙은행 피봇 기대 과도 부각될 수 있어"
골드만삭스·TSMC 실적발표, 경제지표도 다수
"대만 총통 선거,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중 경제지표 발표를 지켜보며 숨 고르기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서 업종 및 개별 종목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14일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2490~2610 구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월가에서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오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투심을 자극하는 데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53.03포인트(2.05%) 내린 2525.05에 장을 마쳤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부담, 테슬라 주가 부진,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 등이 반영되면서 현물과 선물에서의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며 "반도체, 2차전지 등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팔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 주간 코스피를 2조2961억원 순매수했다. 대형IT주와 금융·유통업 등의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도 1조7190억원 담았다. 기관은 이 기간 3조8671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전날 뉴욕증시는 실적시즌을 앞두고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하락한 3만7592.9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8% 오른 4783.83으로, 나스닥지수는 0.02% 상승한 1만4972.76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을 살펴보면 임의소비재, 헬스, 금융 관련주는 하락했지만 에너지,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기술 관련주는 상승했다.
이번주 투자자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미 중앙은행의 시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물가 둔화에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인플레이션을 2%에 되돌리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는 3월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는 발언이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1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결과가 전월대비 하락한다면 미 중앙은행의 피봇 기대가 과도했다는 해석을 재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은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는 16일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17일 찰스 슈왑·US 뱅코프, 18일 TSMC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익은 계절적으로 기업들의 빅 배스(부실요소 일시 반영), 해외 재고자산평가손익 반영 등으로 예상치를 밑도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실적은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영향에 예상치 하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대거 발표될 경제지표와 이벤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보스포럼(14일), 중국 12월 주택가격·중국 4분기 GDP(17일), 유로존 12월 소비자물가(17일), 미국 12월 소매판매·산업생산(17일), 미 중앙은행 베이지북 공개(18일), 미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20일) 등이 대기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12월 ISM 서비스업지수와 고용지수가 예상치를 밑돈 반면 사업활동지수는 전월치보다 오르는 등 엇갈렸다"며 "이에 따른 금리인하 시점 지연과 정책금리 인하 지속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는 이번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미·중 갈등 심화 등 지정학 위험이 재부각될 수 있지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경우 과거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한적인 변동성만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대만을 경제적으로 제재하기에 녹록하지 않은 상태인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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