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AI폰 시대…미래 내 주머니 속에 든 건 '폰'이 아니다?
[편집자주] 기술 발전사에서 2024년은 'AI폰의 원년'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거인, 삼성전자가 17일(태평양 표준시)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가 생성형AI(인공지능)을 탑재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폰'이다. 통신망 연결 없이도 고성능 AI가 제공하는 다채로운 맞춤형 기능을 모두가 한 손에 거머쥐게 된다. 삼성이 이끄는 AI폰의 미래, 그 성패에 대한 전문가 진단,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스마트폰' 시대가 왔다. AI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램(RAM)과 고성능 작업에 최적화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의 중요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단순 부품 사양을 높이기보단, 기기와 심리스(Seamless)한 결합과 최적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7일 오전 10시(미국 태평양 표준시) 공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스마트폰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 연산을 거치지 않고 디바이스 자체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별도 앱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으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보안이 뛰어나고 처리 속도가 빠르다.
AI의 디바이스 탑재는 그에 걸맞는 AP를 요구한다. AP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관건은 갤럭시S24에 이같은 조건이 갖춰졌느냐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갤럭시 전용)와 삼성의 '엑시노스 2400'이 교차 탑재된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퀄컴 최초로 생성형AI 구동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엑시노스 2400 역시 AI 연산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삼성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엑시노스2400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애초부터 AI 스마트폰 출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이다. 엑시노스2400은 전작 대비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5배 향상됐다. 자체적인 연산을 통해 글자를 사진으로 바꿔주는 생성형 AI 기술 구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이 이제 막 열리는 만큼 현 단계에선 고성능 AP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온디바이스 AI로 구동할 수 있는 앱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초기 온디바이스 AI 폰엔 구현할 수 있는 앱이 한정적이라, AI폰을 위한 고스펙 AP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AI폰이 더욱 발전되고 활용성이 많아지면 그때 걸맞은 AP를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맥쿼리증권 "AI 폰 최소 12GB 램 지원돼야"
갤럭시S24에 탑재되는 램 사양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램은 데이터를 임의로 저장하는 기억장치다. 인터넷 사용 시 웹페이지 내용, 이미지, 그래픽 등을 임의로 저장한다. 램은 '거거익선'이다. 용량이 클수록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많은 데이터양을 소모하는 AI폰에선 고용량 램이 필요하다.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일반 모델에 8GB 램이,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에는 12GB 램이 탑재될 전망이다.
맥쿼리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 폰에선 최소 12GB 램이 요구된다. 디지털 AI 비서 기능이 있는 디바이스에는 20GB 램이 필요하다. 맥쿼리증권은 "대용량 램이 스마트폰에 필수가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더 이상 16GB 램(삼성 최고 램 용량)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IT팁스터(정보유출가) 아이스유니버스도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삼성은 갤럭시S24에도 여전히 8GB 램을 고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삼성은 2019년 '갤럭시S10'부터 지난해 갤럭시S23까지 기본 모델에 8GB 램을 탑재했다. 5년간 램 용량을 늘리지 않은 셈이다. 물론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에 16GB 램이 탑재된 적 있지만, 최적화 문제 및 오버스펙 등의 이유로 이듬해 모델부터 다운그레이드됐다.
반면 단순 램 용량이 제품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기기와 부품의 최적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삼성보다 낮은 램 용량을 채택하면서도 스마트폰 성능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중국 스마트폰이 18GB 램을 탑재하면서도 성능은 중저가 스마트폰 수준에 머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물론 램 용량이 클수록 좋지만 기기와 다른 부품과의 최적화가 중요하다"며 "8GB 램으로 출시하더라도 삼성이 AI폰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오는 17일(미 태평양 표준시) 갤럭시S24 시리즈로 'AI(인공지능) 스마트폰' 카테고리 선점에 나섰다. 최대 경쟁자인 애플을 비롯해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삼성의 행보를 지켜만 볼 리 없다. 저마다 온디바이스AI 진출을 목표로 삼성 추격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올해 AI 탑재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7년에는 AI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40% 수준인 5억2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이 앞으로 2년간 거의 5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삼성이 '갤럭시Z'로 폴더블폰 시장을 틀어쥔 것처럼 경쟁사 대비 두세발짝 빠른 행보로 AI폰 카테고리를 선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쟁사들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태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6 시리즈와 iOS 18 등에 AI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AI 비서 '시리'에 생성형 AI를 더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애플이 독자 개발한 LLM(대규모언어모델) '에이젝스'가 뒷받침한다. 애플과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AI 기술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도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7일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은 AI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며 "이는 소비자 기술 부문의 최고 혁신자로 자처하는 애플에 주요한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업체들도 참전했다. 본격 AI폰이라고 불리기는 미진하지만 '중국이 먼저'라며 삼성과의 기술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 비보는 지난해 11월 'X100프로'를 출시했다. 자체 개발한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생성형 AI 모델 '블루LM'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지난달 28일 첸 진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 총괄은 웨이보에서 AI폰의 출시를 암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 아너 등도 AI폰 경쟁에 가세할 후보로 지목했다. 챗GPT에 맞서 '제미나이' '바드'를 개발한 구글도 지난해 '픽셀8'에 이어 올해 후속작에 보다 고도화된 AI 기능을 적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온디바이스AI가 진화할수록 스마트폰 형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서비스를 구동하는 기존의 스마트폰 환경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CES2024에서는 스마트폰의 형태를 벗어난 모바일 기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AI 스타트업 래빗이 선보인 'R1'은 자연어 명령을 이행하는 기기다. 2.88인치의 작은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정사각형 형태로,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작업이 음성만으로 이뤄진다는 것. R1에 탑재된 LAM(Large Action Model)으로 이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 앱을 열고 로그인할 필요 없이 휴가 일정을 설계하고, 사진을 편집하며, 레스토랑 예약까지 마친다.
래빗의 제시 류 CEO는 "지금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지 않다. 상호 작용하지 않는 앱이 너무 많다"며 "R1은 AI를 여러분의 호주머니(pocket) 속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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