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쇄신 나선 대형건설업체… CEO 교체, 각자대표 체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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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도 올해 큰 인사 변화가 일었다. HDC그룹은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젊은 리더들을 대거 발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고안전책임자(CSO)였던 정익희 대표를 건설본부장에, 건설본부장이었던 조태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CSO로 교차 선임했다. 그룹은 정기 인사 약 2주 만인 지난 10일에 추가 인사도 단행했다. 김성은 HDC랩스 대표이사 겸 부동산114 대표이사와 이완희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은 자리를 지켰지만 그룹에서 재무·투자 분야를 담당해온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을 영입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장 부회장은 SK텔레콤 마케팅 부문장(COM)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지주회사이자 투자전문회사인 SK의 CEO를 맡았다. 장 부회장의 영입은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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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건설경기 불황의 장기화 속에 견고한 실적을 유지한 CEO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해외통'으로 알려진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해외수주 57억9000만달러(7조4980억)를 기록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CEO 교체 사태를 맞은 가운데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도급순위 10대 건설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성장했다. 국내에선 5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수성했다.
2022년 3월 선임된 홍현성 대표이사도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현대건설과 함께 3조100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가스처리시설 증설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굵직한 사업들을 연달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지난해 11월30일 기준 51억4290만달러로 전년 동기(27억1540만달러) 대비 89.4% 증가했다. 홍 대표는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경영 성과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실적 하락과 중대재해 사고 등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도 마창민 대표이사의 유임을 선택했다. 다만 마 대표가 겸임하던 주택사업본부장에 곽수윤 전 DL건설 대표를 앉혀 변화를 꾀했다. 곽 본부장은 1992년 DL이앤씨 전신인 대림산업에 입사해 약 25년 동안 근무한 주택사업 전문가다. DL이앤씨는 신규 임원 인사에서 임원 9명 가운데 4명을 주택사업본부에 배치했다.
DL이앤씨는 2022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가장 많은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2021년 1월 취임한 마 대표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정감사에 출석했고,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대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약속했다.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에 인수·합병(M&A) 이후 2022년 2월 선임된 백정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임기 만 2년째를 맞고 있다. 대우건설은 정비사업 조직의 기존 3팀 체제를 1팀 체제로 통합하고 각 팀에 배정돼 있던 지사들에 더 무게를 실었다.
강원 춘천시 리조트 개발을 위해 설립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불이행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롯데건설은 그룹의 인사 쇄신 영향으로 여러 임원이 교체되는 사태를 맞았다. 지주 출신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2년 12월 선임돼 CEO 교체는 없었지만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직이 사라지고 전무 1명, 상무 3명, 상무보 8명 등 총 12명의 승진을 단행했다. 사장 자리도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게 됐다. 2022년 하석주 대표이사 사장이 물러난 후 롯데건설 출신 임원의 사장·부사장 승진이 중단됐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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