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함, 그리고 우주의 무한한 확장성…미노루 노마타 韓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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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큐브 서울은 미노루 노마타의 첫 한국 개인전 '映遠(영원) - Far Sights'를 오는 3월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정신은 숭고함으로, 작가는 인간의 생각, 혹은 인간이 속한 우주의 무한한 확장성을 탐구한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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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화이트 큐브 서울은 미노루 노마타의 첫 한국 개인전 '映遠(영원) - Far Sights'를 오는 3월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정신은 숭고함으로, 작가는 인간의 생각, 혹은 인간이 속한 우주의 무한한 확장성을 탐구한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1955년 도쿄 출생인 작가는 지난 40여년 동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가공된 구조와 지형적 형태의 어휘를 개발해 왔다.
일본어로 '먼 광경을 투영하다'라는 뜻의 전시 제목의 앞부분 '映遠'에서 전달되듯이 작가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낮은 수평선 위로 아찔하게 솟은 구조물들을 그렸고 그 고요한 위용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도쿄 중심부에서 성장한 작가는 정밀주의 화가 찰스 실러, 바우하우스의 거장 라이오넬 파이닝거, 옵아트의 착시효과, 상징주의와 아르데코의 유동적인 양식 등을 망라하는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전자 음악의 분위기와 복고적인 미래주의풍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물들은 황량한 대지로부터 솟아났거나 허공을 부유하는 듯 그려져 있고, 바람에 펄럭이는 상아색 돛, 금속성의 격자 구조물 등 디테일을 세밀하게 살린 예지적 이미지는 결말이 미완인 영화나 연극 무대의 배경이라 해도 낯설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포니즘(Japonism)과 동양 미학의 영향을 받은 1990년대의 초기작 'Eastbound' 연작부터 'Far Sights' 연작, 'Seeds' 연작 그리고 'Ghost'와 'Rectagular Drawings' 연작 등 작가가 20여년 동안 구상한 다양한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부드러운 갈색 톤의 콩테 크레용으로 표현한 'Far Sights' 연작은 조촐한 작업실에서 탄생했는데, 그곳에서 작가는 다도를 위한 공간 '차시츠'와 그 물리적 한계를 떠올리며 비좁은 환경에서 상상력이 끌어내는 무한한 가능성과 끝없이 이어지는 우주의 광활함이 조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Seeds' 시리즈에서 보여주듯이, 중세 시기의 도상과 르네상스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색연필, 파스텔, 목탄을 사용해 강한 키아로스쿠로(명암법)와 같은 고전 기법도 지속해서 사용해 왔다.
'Rectangular Drawings' 연작과 2010년대 중반 제작한 'Ghost' 연작에는 이미 철거되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건물들의 환영을 담아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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