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리사 벌써 그리워”…‘신저가’ YG엔터, 개미 98% 넘게 물렸다 [신동윤의 나우,스톡]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12일 온라인 상의 한 YG엔터테인먼트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글 중 하나입니다.
☞51층(5만1000원대)
☞66층(6만6000원대)
☞64층(6만4000원대)
☞72층(7만2000원대)...물타기...
이날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8% 하락한 4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엔 4만2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우기도 했는데요. 장중 고가 역시도 4만5700원에 불과했습니다. 종토방 게시 글에 답글을 올린 투자자들 모두 손실 구간에 놓인 채 일명 ‘물려버린’ 상태인 셈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냐고요? YG엔터테인먼트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지부진’이란 단어를 쓰기도 부적절할 정도로 부진의 늪에 주가가 깊이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작년 5월 말 장중 9만7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을 고려해보면 현재 주가는 사실상 ‘반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년간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거의 모두’ 물려있는 상태라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헤럴드경제가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사이보스5’를 통해 최근 1년간(2023년 1월 12일~2024년 1월 12일) YG엔터테인먼트 매물대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가가 포함된 구간의 매물대(4만3050~4만5658원)는 최하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매물대의 비중이 1.55%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개미의 98,45%가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등에서도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단어는 바로 ‘물타기’였습니다. 앞서 소개한 댓글의 주인공들도 지금 평단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매수했다가 물린 후, 물타기 끝에 현재 평단가에 도달한 것이죠. 물타기란 어떤 주식을 비싸게 사고 나서 주식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떨어진 금액에서 계속 주식을 구매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물타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언급된 단어가 바로 ‘손절’이었다는 점입니다. 커뮤니티 상의 글 중에는 “계속 물타기를 해야하나 손절을 해야하나, 이것이 문제로다”, “저는 이미 손절하고 다른 주식 올라탔습니다. 물타시는 분들 화이팅하세요” 등이 있었죠.
그만큼 투자자들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추가 상승 여력에 의구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증권가의 분석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부정적’이란 표현이 가장 적절할 듯 싶네요.
국내 다수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하고 나섰습니다. 하나증권은 16% 내린 7만8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고요, NH투자증권은 8만7000원에서 7만원으로 20% 하향해 목표주가를 내놓았습니다. 심지어 다올투자증권은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30%나 목표주가를 깎았죠.
증권사들이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투자 매력이 과거에 미치지 못한다고 본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누가 뭐래도 바로 K-팝(POP)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과 개별활동 추가계약에 실패했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지난 6일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네 멤버와 모두 ‘그룹’으로는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역시도 “블랙핑크와 인연을 이어가게 돼 기쁘다. 앞으로 블랙핑크가 세계 음악 시장에서 더 눈부시게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죠.
하지만, 투심이 주목한 쪽은 그룹 계약이 아닌 개인 전속계약 부분이었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는 블랙핑크의 향후 활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죠. 이 연구원은 “블랙핑크 멤버들의 개인 활동은 그룹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것이며, 멤버들 역시 그룹 활동이 지속될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광고, 음반 발매 등 개인 활동의 일부를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할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증권가에선 블랙핑크 계약 문제가 투자자들이 YG엔터테인먼트를 외면하는 이유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란 ‘대박’을 낸 이후 계약 기간이 종료하게 되면 재계약 이슈가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지만, ‘포스트 블랙핑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 주가를 예상보다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요인이라고 말이죠.
이화정 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를 ‘신뢰의 부재’란 리포트 제목으로 꼬집었습니다. 그는 “반복적인 아티스트들의 활동 지연으로 신뢰도가 낮아진 가운데 블랙핑크 재계약 내용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져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면서 “이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의 30배에서 24배로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인그룹의 흥행 실패로 유의미한 아티스트 라인업 확보에 실패했고, 주요 아티스트의 재계약 불발·악성 이슈가 발생한 점”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할 시 감안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꼽기도 했고요. 이 연구원은 “트레저의 일본 아레나급 팬미팅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실적 기여 활동이 없었다”면서 “베이비몬스터나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신곡 음원은 스트리밍 지표가 긍정적이었으나 음반 발매가 동반되지 않아 실적 기여는 제한적”이라고 봤습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블랙핑크 개별활동에 대한 재계약 무산 발표 후, 베이비몬스터의 음반 발매 계획도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올해 2분기로 발표되며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혜진, 남편 故 이선균 떠나보낸 후 첫 근황…응원 쇄도
- 바람피운 남편 살해, 내연녀도 죽이려든 50대…징역 10년
- BTS 지민, 신병교육 수료식서 최우수 훈련병 표창
- “혼잣말 했다고 감옥 가라니” 주호민 ‘몰래 녹음’에 교사들 발끈
- “영탁이 150억원 요구” 모함한 막걸리 업체 대표…‘징역형’ 집유
- “직접 개입할수도” 파키스탄과 충돌은 이란이 美에 던진 메시지? [커지는 중동분쟁]
- 흥행보증수표 강풀의 '조명가게' 브라운관으로…배우 김희원 마이크폰 잡아
- K-콘텐츠 뜨니 서울 명소 촬영지로 각광…작년 청계천 등서 180편 촬영
- "겁나게 빨리 가" 등산화로 ‘퍽퍽’...택시기사 뇌진탕으로 한달째 치료
- 불 뿜는 두루미?,..절묘한 일출 사진 어떻게 찍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