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 일타강사' 폴 공 "바이든 승리 가능성…여론조사 4~5월부터 주목"[워싱턴브리핑]
"공화 경선, 슈퍼화요일 전에 끝날 것…트럼프 재집권해도 레임덕 빨리 올 것"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 "현재로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공 연구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 특히 낮아진 기름값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같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기는 결과들이 많이 나오는 흐름과는 다소 다른 전망이었다.
공 연구원은 2004~2013년까지 미국 상원에서 보좌관 생활을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정책실장을 지냈다.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리처드 루거 전 공화당 의원의 정무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공 연구원은 최근 국내 한 방송국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국 정치를 소개하는 '일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금 미국 경제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여름까지 경제가 연착륙을 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시작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주택임대료가 낮아지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미국 유권자들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면서 "기름값이 제일 중요하다. (미국 유권자들도) 1주일에 1~2번 기름을 넣는데, 기름값이 비싸면 얼마나 화가 나겠느냐"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2022년에 백악관의 제일 큰 걱정이 기름값이었다.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론 클레인 전 실장은 매일 일어나자마자 봤다는 게 기름값이었다고 한다"라며 "당시 백악관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면서 기름값을 낮췄고, 그러면서 그 고비를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백악관은 싼 값에 원유를 사들이면서 전략비축유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올해 여름에 기름값이 올라가면 또 풀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전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74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던 2022년 6월14일(5.016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갤런당 2달러나 하락한 상태다.
공 연구원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1·6 미 의사당 폭동 사태 3주년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2012년 오바마 대통령도 그랬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대통령들은 마지막 해에 1기에 뭘 했다고 국민들에게 설명해도 안 먹히니 그냥 상대방을 공격하는 전략을 썼다"며 "자신의 지지율은 올릴 수 없지만 상대방(지지율)을 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전망을 묻자 "3월5일 슈퍼화요일까지도 안 가고 그 전에 경선이 끝날 것 같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기 후보 확정 가능성을 점쳤다.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뉴햄프셔주(1월23일)나 네바다주(2월8일) 경선이 끝난 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2월24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마무리되면 후보직을 사퇴할 것으로 공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특히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했는데, 거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희망이 안 보이게 된다. 현재 흐름을 보면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긴 힘들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인이지만 여전히 비정치인처럼 행동하고 속 시원하게 말을 하니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임기가 4년 밖에 되지 않아 레임덕(권력누수)이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처음 100일에 대한 활동은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무조건 일을 빠르게 처리하려고 할 것"이라며 "하지만 레임덕이 빨리 올 것이기 때문에 (2026년) 중간선거 때까지만 힘이 있고, 마지막엔 그냥 외교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기는 결과가 많이 나오는 데 대해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아직은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양당에서 뚜렷하게 대선후보가 나타나는 3월엔 후보들이 선거자금을 다 소진한 상태가 돼 다시 정치자금을 모금해야 한다"며 "그래서 4~5월엔 후보들이 정치자금 모금만 하는데, 이 때를 '러버 치킨 서킷(rubber chicken circuit)'이라고 한다. 이 시기엔 정치권이 좀 조용해지는데, 이 때부터 나오는 여론조사들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들이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주로 식사모임에 많이 참석을 하는데, 이때 가장 많이 나오는 치킨 요리는 시간을 맞춰서 나오기가 어려워 고무처럼 질기고 물렁해진다고 해서 '러버 치킨 서킷'이라고 한다.
공 연구원은 또 "지금 여론조사는 대부분 등록유권자(RV)를 대상으로 하는데, 좀 지나면 적극투표층(LV)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하게 된다"면서 적극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 연구원은 제3후보의 영향과 관련해선 "보통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때 제3후보가 나타나면 대통령에게 많이 불리한데,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며 현재 제3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나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 등이 공화당내 비(非)트럼프 진영의 표를 흡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현재 공화당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60%대인데, 나머지 30~40%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절대 안 된다는 사람들은 제3후보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반면 민주당에선 표를 별로 빼가지 않을 것 같다"면서 "과거 2016년 대선 때 민주당내 일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미워하다가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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