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막은 비상탈출 '90초 룰'…국내 항공사 훈련도 실전처럼[홍찬선의 신공항여지도]

홍찬선 기자 2024. 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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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하네다공항서 JAL561편 착륙직 후 화염
日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승객 379명 탑승
승객 전원 탈출한 시간은 단 5분…10분 후 잿더미
[도쿄=AP/뉴시스] 2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항공기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4.01.02.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지난 2일 일본 홋카이도를 출발한 일본항공 소속 JAL561편 여객기가 같은날 오후 5시47분께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합니다. 승객들은 기체가 활주로에 닫는 순간 '쿵'하고 무언가와 충돌한 것을 직감합니다.

이 사고로 여객기는 엔진부터 화염에 휩싸였고 자욱한 연기가 내부에 차오르면서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기에는 승무원 12명을 포함한 총 379명이 탑승한 상황이었습니다.

승객들은 항공기에 불이붙은 모습에 당혹해 했지만, 대부분이 침착하게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며 기적 같은 탈출을 시작합니다. 일부 승객은 자신의 기내 수하물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지만 승무원이 곧 제지합니다.

이후 승무원들은 상황을 파악한 뒤 항공기의 비상문을 열어 슬라이드 펼쳤고 승객들은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탈출합니다. 승객 379명 전원이 탈출에 성공한 시간은 단 5분이 소요 됐습니다.

이윽고 10분 후 해당 여객기 전체는 화염에 휩싸이면서 곧 기체는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에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날 JAL561편 여객기가 착륙도 중 부딪친 것은 해상보안청 항공기였습니다. 이 사고로 JAL 여객기에는 승객 14명이 다쳤지, 해상보안청 항공기 승무원 5명은 끝내 숨졌습니다.

해당 사고는 해상보안청기가 실수로 활주로 진입했고, 이를 관제사와 JAL 여객기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일본의 항공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도쿄=AP/뉴시스] 3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전소된 일본항공(JAL) 여객기 모습이 보인다. 2일 오후 승객 367명, 승무원 12명 등 379명이 탑승한 JAL516편 여객기가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던 중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하며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여객기 탑승자 전원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2024.01.03.

14일 항공업계는 이번 사고에 대해 '90초 룰의 기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승무원들의 대처에 승객들의 신속한 대피가 대형 참사를 막는 골든타임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90초 룰은 미 연방항공국(FAA)이 지난 1967년 모든 항공기 제조사들에게 적용하도록 한 메뉴얼이 시초로 전해집니다. 이는 44인승 이상 여객기에서 사고 발생 시 모든 승객이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한다는 데에 목적을 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각국의 항공사들도 항공기의 폭발이나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탈출하기 위해 모든 절차는 90초룰에 따라 비상탈출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항공기 사고 발생시 승객들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의 물품을 챙기 등의 개인행동은 승객들의 탈출을 지체 시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일행들도 탈출 후에 찾아야 합니다.

항공기 사고 발생시 비상구 좌석(Jump Seat)에 착석한 승무원은 즉각 충격방지자세(Brace Position)를 취하고 승객들에게도 같은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머리를 숙이시오(Head down), 발목을 잡으시오(Grab your ankles)" 라고 큰소리로 외치게 됩니다.

항공기가 완전히 정지하면 승무원들은 항공기 내·외부 상황을 확인하며 기장의 지시를 기다리게 됩니다. 이때 창문을 통해 항공기 내부의 화재나 기체의 손상 여부, 승객들의 상황 등을 확인해 해당 비상구를 열 수 있는 상황인지 판단하게 됩니다. 여객기 착륙시 승객에게 창문을 올려 여객기 밖을 살피게 하는 조치도 이 때문입니다.

이어 기장이 승무원에 탈출을 지시하면 즉각 비상문을 개방해 승객들에게 탈출을 안내하게 됩니다. 승무원들은 반복적으로 "비상탈출(Evacuate), 벨트를 푸시오(Release seatbelt), 짐을 버리시오(Leave everything) 이라고 외치게 됩니다.

여객기 비상문에 탈출용 슬라이드가 완전히 펼쳐지면 승무원은 승객들에 "이쪽으로 오시오(Come this way)" 라고 외치고, 승객들이 비상문으로 접근 시 첫번째와 두번째 승객에게 "두 분은 밑에서 승객 탈출을 도와주세요(You two stay at the bottom, help people jumping off"" 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우선 탈출을 시킵니다. 해당 승객들은 탈출용 슬라이드 하단에서 다른 승객들의 탈출을 돕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승객들의 탈출이 완료된 후에는 승무원들은 항공기에 잔류자가 있는지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선임 승무원이 기장에 상황을 보고하면 승무원들이 탈출하면 상황은 마무리됩니다.

항공업계에서는 '마의 11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80%가 넘는 항공사고가 마의 11분에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이라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승무원들의 안내에 집중해야 합니다.

신공항여지도

국내공항은 신속하고 빠른 출입국 시스템에서 검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암흑기가 지나고 승객 수가 회복되면서 공항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과 평소 궁금했던 공항 속 이야기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 가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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