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신인상 풍자 “악플로 게시판 마비시켰던 내가‥父 장문의 축하문자”(전참시)[결정적장면]

서유나 2024. 1. 14.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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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로서 처음으로 지상파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풍자는 "나 아직 기억하는 게 채널에서 사랑받다가 처음 방송 촬영하고 연락이 너무 많이 오더라. '큰일났다'고. 게시판이 마비가 됐더라. 다 악플이었다. 그때는 '내가 이렇게까지 사람들 앞에 나서면 안 되는 건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이거를 못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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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성소수자로서 처음으로 지상파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1월 13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281회에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 참석한 풍자의 하루가 담겼다.

이날 풍자는 메이크업과 드레스 피팅을 마치고 시상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지난날을 반추했다. 풍자는 "나 아직 기억하는 게 채널에서 사랑받다가 처음 방송 촬영하고 연락이 너무 많이 오더라. '큰일났다'고. 게시판이 마비가 됐더라. 다 악플이었다. 그때는 '내가 이렇게까지 사람들 앞에 나서면 안 되는 건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이거를 못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지.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나 잘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계속 방송일을 해왔다는 풍자는 "근데 이제 어찌 저찌 해보니 드레스를 입고 차에 있네"라며 새삼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풍자는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패널들의 위로에 "처음 방송 촬영을 했는데 일주일 정도 게시판이 마비가 됐다. 그때 상처 아닌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재차 털어놨다.

상처받은 건 풍자의 가족도 마찬가지. 풍자는 "그때 이후로 아빠가 저 나오는 방송을 아예 안 본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하고 내 자식이 나와서 재롱 피운다는 게 귀여워 봐주셨는데 나중에는 '혹시 욕먹으면 어떡하지'하며 아예 안 보신다. 물가에 내놓은 자식같으실 것. 겁을 많이 내신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풍자는 결국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올라 주체 되지 않는 감정에 눈물을 보였던 풍자는 무대 뒤에서 자신을 축하해주는 '전참시' 식구들과 메이크업 스태프들에 더욱 오열했다.

풍자는 이에 대해 "사실 제가 신인상을 받아서 눈물난 게 아니"라면서 "그날 받고 나서 일어날 때까지만 해도 그저 기뻤다. (무대까지) 가는 길에 정말 어렸을 때부터 TV에서 보던 선배님들이 '잘했다', '받을 만했다'고 인사해주시는데 '나 진짜 잘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쏟아지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에게 온 축하 메시지도 공개했다. 두 동생들부터 아버지까지. 풍자는 "저희 아빠같은 경우는 사실 시상식을 못 보셨다. '생방송에 내 모습이 잡힐 거야'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못 받아서 상처받을까봐 안 보셨다고 하더라. 다음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시곤 장문의 카톡이 왔다"며 "사실 시상식 이후로 바빠서 얼굴을 못 봤다. 오늘 녹화 끝나고 간다. (부상으로 받은) 금하고 (정일우가) 선물 주신 술을 들고 가려고 한다"고 밝혀 훈훈함을 안겼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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