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 상추가 왜 나와?"…혁신상으로 본 기술의 미래
역대급 규모 속 '신기술'의 향연
산업 '나침반' 혁신상 연일 화제
혁신상으로 본 미래 기술 모음
나흘간 라스베이거스를 뜨겁게 달궜던 'CES 2024'가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라는 명성답게 올해 CES에도 각국 여러 기업들이 몰려와 저마다의 기술력과 제품을 뽐냈다.
규모는 가히 역대급이었다.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4천개 넘는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다. 직전 'CES 2023' 대비 16%가량 늘어난 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CES 기간 참관객 수만 13만명에 달했다.
올해 CES 주제는 '올 온'(ALL ON). 국가와 분야를 초월하는 글로벌 관계자가 함께 불을 밝혀 기술을 중심으로 경제·에너지·식량 등 세계적 위기를 돌파하자는 뜻을 담았다.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이같은 명제 아래 펼쳐진 'CES 2024'에서도 한국 기업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참여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이 미국·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았고,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혁신상은 절반을 한국 기업이 싹쓸이했다. 한국은 산업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1960년대 막을 연 CES가, 이제는 한국을 빼놓곤 생각할 수 없는 전시회가 됐다.
'CES 2024'는 공식 폐막했지만, 사실 이제 또 시작이다. 각 기업들은 이번 전시에서 쏟아진 신기술들을 거울 삼아 벌써부터 'CES 2025' 준비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CTA가 선정한 '혁신상'은 올해 산업을 전망할 가늠자이자 내년 'CES 2025'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나침반으로 평가된다. 혁신상을 보면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조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CES 혁신상은 1976년 제정됐다. CTA 전문가 그룹이 출품 제품의 기술력과 디자인·소비자 가치 등 혁신성을 종합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번에도 소형 제품부터 가전·자동차·로봇·스마트홈·AI 등 다양한 제품이 혁신상을 받았다.
혁신상 수상작은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에 마련된 쇼케이스에서 공개됐다. 혁신상을 보려는 이들로 전시장은 나흘 내내 북새통이었다. 올해 CES에서 많은 이들을 눈길을 사로잡은 혁신상 몇몇을 소개한다.
미드바르의 에어팜
에어팜은 언제 어디서나 식량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공기주입형 농장이다. 땅이 아니라 공기 중에서 식물을 기르는 기술이다. 지지대를 세우고 식물의 뿌리만 노출되도록 고정한 후 물과 영양제를 섞어 안개처럼 뿌리는 방식이다. 넓은 토지나 농장 없이도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준다. 에어팜은 단위 면적당 설치 비용이 기존 스마트팜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기존 수경재배 대비 생장속도는 150% 빠르고 물 사용량은 최대 95% 줄일 수 있다. 상추가 꽂힌 에어팜 전시물은 베네치안 엑스포에 마련한 쇼케이스에서 단연 최고 인기를 자랑했다.
어퍼런스의 팬텀
팬텀은 장갑 형태로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다. XR(확장현실) 환경에서 손과 손목의 신경계를 자극해 인공적인 촉감을 만든다. 손가락에 착용한 고리는 압력이 아닌 전기 신호를 이용해 감각을 뇌로 전달한다. 가상 현실에서 물체를 만질 때 실제로 느끼는 감각을 제공함으로써 더욱 몰입적이고 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원콤의 핀틴 V1
핀틴 V1은 시각 장애인용 미니 자판기다. 눈으로 키보드를 확인하지 않아도 손가락 감각만으로 타이핑이 가능하다.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듈 6개로 36개의 키 입력을 처리할 수 있다. 콤팩트한 사이즈에 널리 쓰이는 표준형 쿼티(QWERTY) 문자 배열을 그대로 적용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다. 언어 호환성도 뛰어나다. 시각 장애인들이 교육·업무·일상에서 소통하는데 힘을 실어주고자 개발했다.
보쉬의 총기 감지 시스템
비디오와 오디오 AI를 결합해 학교에서의 총기 사건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최초의 제품이다. 금속탐지기와 달리 기존 CCTV 카메라와 유사한 형태로, 수업이나 학교 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총기를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총을 소지한 사람이 학교에 접근하면 이미지로 총기를 확인해 직원에게 즉시 경고하는 방식이다. AI 이미지 인식 기능을 활용하며 오디오로 소리가 나는 방향도 추정할 수 있다.
inQs의 SQPV
SQPV는 태양열 기반 발전 유리다. 투명 유리 형태이지만,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심지어 태양광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광원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조명이 어두운 실내나 흐린 환경에서도 잘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2개의 전도성 유리 시트 사이에 나노 물질을 배치해 빛을 전기로 변환하고 양쪽 유리 표면에서 모두 빛을 포착할 수 있다.
NEC의 안면 인식 시스템
인간의 얼굴 패턴과 동공 크기를 분석해 생체 상태와 정신 상태·인지 수준을 추정하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이다. '웰니스'(Wellness)의 관심이 높아진 트렌드에 맞춰 개발했다. 일상에서 건강 위험을 '스스로, 쉽게' 관리하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딥러닝으로 혈압과 호흡을 정확하게 측정하는데, 현재 건강 상태를 판단하는 시간은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일본 쓰쿠바대학과 도쿄 의과치과대학과의 공동연구로 기술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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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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