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中 전쟁 경고 안통해...라이칭더, 승리에도 어려운 임기 될 것”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1. 1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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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 미 언론들은 "라이칭더 총통은 이번 승리에도 불구하고 중국 압력 상승 등 임기 중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16·2020년에 이어 또다시 반중(反中) 정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대통령 격)에 당선된 것과 관련, 서방 언론들은 “그동안 대만을 억압하며 그들의 독립을 억누르려는 중국의 계획이 실패에 돌아갔다”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과의 긴장감은 심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는 40.05%의 득표율로 친중(親中) 성향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득표율 33.49%)를 앞섰다. 라이칭더는 스스로 ‘대만 독립 일꾼’이라고 부르며 반중(反中)·친미(親美) 기조를 유지해 왔다.

미 언론은 민진당이 2016·2020년에 이어 세 번 연속 집권을 한 사실에 대해 “대만 민심은 아직도 자주적 독립을 원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CNN은 “대만 유권자들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여당에 역사적인 세 번 연속 대선 승리를 안겨줬다”면서 “대만이 사실상 주권 국가로서 중국의 위협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중국의 경제적 제재나 군사적 위협이 있어도 다른 민주 국가와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는 민진당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96년 자유총통 선거를 시작한 이래로 한 정당이 세 번째로 정권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국 BBC는 이에 대해 “라이칭더의 승리는 중국의 압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부분 사람은 ‘민진당을 뽑으면 전쟁을 치르게 된다’는 주장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대만은 민진당에 표를 주는 것을 전쟁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는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했다.

13일 선거에서 라이칭더 총통이 승리하자 그에게 투표한 대만 지지자가 환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다만 극적인 승리에도 라이칭더 총통이 이번엔 어려운 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이징이 라이칭더 총통의 승리 뒤 대규모 군사적 훈련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킬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라이칭더 총통의 임기는 점점 더 호전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국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이 지역의 위기를 피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통치한 적은 없지만 인구 2300만명의 자치 섬을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대만이 공식적으로 ‘통일’을 선언하면 무력으로 장악하겠다고 정기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라이칭더 총통에 대해 그동안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다.

NYT는 “중국의 지속적인 적대감에 직면한 라이칭더 총통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중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면서 “라이칭더는 조심스럽게 미국의 도움을 받아 현상 유지를 하려고 하겠지만 긴장을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CNN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통일’ 계획에 큰 악재가 된 만큼 누가 취임하든 간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고, FT는 “중국인 이웃의 민주국가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대만의 국방력 강화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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