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결과 놓고 폄하하는 中, 중국 눈치보는 美

中 "주류 민의 대변 아냐", 美 "대만 독립 지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휴가를 떠나기 직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기존의 원칙적인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13일 진행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자 중국은 '주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中 "주류 민의를 대변 아냐"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라이 후보 당선이 확정되고 2시간 여가 지난 오후 10시 45분쯤(현지시각)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 동포가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 바램을 바꿀 수 없다"면서 "조국이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민진당의 득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했고, 직전 대선인 2020년 선거에 비해 민진당 지지세가 축소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57.13%의 지지율을 받았던 민진당은 이번에는 40.0%의 지지율만을 얻었다.

민진당은 총선에서도 전체 113석 중 51∼5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여소야대' 정국이 불가피해졌다.

美 "대만 독립 지지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휴양지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기에 앞서 대만 선거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며, 양안 관계의 일방적인 상태 변경에 반대하고 대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도 관례에 따라 대만 선거 직후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일본은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한 데 대해 축하 입장을 밝혔다. NHK 등에 따르면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이날 담화를 발표하고 "민주적인 선거의 원활한 실시와 라이 후보의 당선에 축하의 뜻을 표한다"라고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