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타이완 대선결과 일제 보도…“미중 긴장 고조”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타이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후보의 총통 당선을 실시간 보도하며 양안 관계를 둘러싼 미중 긴장 고조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타이완이 한때 독립 노선을 지지했다 현재는 중국과 평화를 추구하되 침략에는 단호하게 맞서는 라이칭더를 총통으로 선출했다"며 "국제적으로 라이 당선인의 성패는 갈수록 호전성을 키우고 있는 중국과 관계 관리에 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WP는 또 "차이잉원 총통과 같이 라이 당선인은 중국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그는 중국의 압박 전술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그 의도에 있어 어떤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타이완이 중국에 맞서 라이칭더를 총통으로 선출했다"며 "타이완 독립을 강조해 온 민진당이 친중 국민당을 제쳤다"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수백만 타이완인에게 이번 선거의 핵심은 강대한 중무장 독재국 중국과 긴장 고조에 맞설 적합한 후보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선택이었다"면서 "라이 당선인이 전반적으로 선거에서 앞서기는 했지만, 막판에는 너무나 박빙으로 치달아 우위를 예측하기 힘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가장 꺼려온 후보가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당선됐다"며 "이로써 중국이 분리주의 세력으로 규정한 집권 민진당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양안 관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WSJ는 "이번 선거로 민진당은 전례없는 3연속 집권 기록을 쓰게 됐다"며 "이로써 차이잉원 총통 당시 확립된 중국과 정치·경제적 거리두기 행보를 타이완이 앞으로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습니다.

CNN 방송은 "중국의 위협에도 대만 민진당이 역사적인 3연속 대선 승리를 거뒀다"며 "선거 기간 타이완에서는 한층 강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국과 관계 설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이번 결과는 타이완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감수하더라도 민주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는 민진당의 견해를 유권자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는 타이완과 중국 본토의 궁극적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주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경책에 대한 또 다른 거부"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역시 "타이완 독립을 지지해 온 라이칭더가 총통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이에 따라 양안 관계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커졌다"고 지목했습니다.

이어 "이번 선거는 2024년 첫 번째의 지정학적 분수령이 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 사이의 선택으로 규정하고, 타이완 통일의 불가피성을 역설해 왔다"고 부연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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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