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故 이선균 빈소’ 다녀온 후 처참했던 당시 상황 전했다

"'연예인이라고 이렇게 마녀사냥 당해도 되는 거냐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불쑥불쑥 들렸다"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캡처

배우 문성근이 고(故) 이선균의 빈소를 다녀온 후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는 '故 이선균 장례식장 가보니, "연예인은 마녀사냥해도 되는 거냐" 울부짖는데 먹먹, 다들 한번씩 경험 - 문성근 배우, 송경용 이사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장윤선 기자는 "오늘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등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다"며 "수사 당국, 언론인, 정부, 국회에 요청을 했다. 내사 단계에 정보를 흘려 인격모독한 책임이 없냐는 문제제기였다"고 말했다.

문성근은 "첫날 저녁에 (故 이선균의) 상가를 방문했는데 그런 상가는 처음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상객이 가득 차 있는데 조용하다. 큰 소리 내는 사람이 없다. 상가에 도착해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일단 부둥켜안고 운다. 큰 소리는 안 내고 흐느낀다. 그러다 도저히 못 견디는 친구가 비명처럼 말하더라 '연예인이라고 이렇게 마녀사냥당해도 되는 거냐.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소리들이 불쑥불쑥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잡고 우는 애들도 많았다. '어쩜 이럴 수 있나. 이렇게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거냐'고 묻더라. 故 이선균 동년배 배우와 감독, 제작자를 중심으로 뭐라도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그 안에서 돌았다. 첫날 그런 일정들이 잡혔다. 그리고 오늘 발표를 했다. 2000여 명이 서명을 했다는데, 스크린 쿼터 싸움 이후 영화인들은 연락 체계가 없다. 아마 저 정도 규모로 집단적인 의사 표명한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성근은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도 많고, 그런 걸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많다"며 "사람들이 장례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운 게, 그들도 다 느껴본 고통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또 문성근은 "'버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배우나 연기자는 감정이 섬세하다. 감정이 섬세하고 예민해야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슬픈 일이 있으면 그 슬펐던 감정을 기억했다가 연기할 때 되살려서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건 전날, KBS 뉴스에서 통화 녹취록을 틀었다. 공영 방송에서 녹취록을 틀었고, 사건 전날 20분 가량 되는 통화 기록 2개가 유출돼서 유튜브에도 올라왔다. 그렇다면 그걸 듣는 당사자는 그 순간 어떤 충격을 받았겠냐"라고 물었다.

문성근은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굉장히 뛰어난 감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그걸 잘 기억하고 보관했다가 잘 끄집어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기를 잘 하면서도 쇠심줄처럼 버티라는 것은 모순된 요구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 예술을 하는 것은 공감을 엄청나게 하고 있는 거다. '이렇게 마녀사냥을 해도 되겠냐'라는 호소가 모여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저게 다 작품으로 나올 거다. 저런 장면과 작품들이 만들어질 것이고 배우들은 그러한 연기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끝으로 문성근은 "이선균과 전혜진 부부가 제가 소속된 극단 출신이다. 말도 못 할 심정"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장윤선은 "정말 많은 국민들께서 故 이선균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고,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배우들을 보면서 말씀하신 내용이 머릿속에 장면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