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양당 체제 깨지나… 커원저, 제3정당 최초 20%벽 넘었다

타이베이=이윤정 특파원 2024. 1. 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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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20% 넘는 득표율을 올리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466표를 얻어 득표율 26.5%를 기록했다.

민진당과 국민당이 양안·안보 문제를 두고 연일 정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커원저는 높은 집값과 낮은 임금 등 당장 피부에 와닿는 문제에 대한 정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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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원저 속한 민중당, 국회 캐스팅보트 지위도 확보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20% 넘는 득표율을 올리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민주진보당(민진당)과 국민당의 양당 체제에 금이 가고 있다.

이날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466표를 얻어 득표율 26.5%를 기록했다. 당선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40.1%)와는 13.6%포인트, 2위인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샤오캉 부총통 후보(33.5%)와는 7%포인트 차이다.

<YONHAP PHOTO-4903> Taiwan's Taiwan People's Party (TPP) presidential candidate Ko Wen-je delivers a speech during an election campaign in Taipei, Taiwan, Friday, Jan. 12, 2024. Taiwan will hold its presidential election on Jan. 13, 2024. (AP Photo/Chiang Ying-ying)/2024-01-12 23:58:49/<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대만 총통 선거가 직선제로 전환한 1996년 이후 제3정당이 2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제10대 총통 선거에서 무소속 쑹추위 총통 후보가 36.84%의 득표율을 올리긴 했지만 쑹추위는 국민당 소속으로 봐야 한다. 당시 국민당 총통 후보로 롄잔이 되자 쑹추위는 이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외에는 1996년 린양강(14.9%), 2016년 쑹추위(12.83%)가 두 자릿수를 올렸지만, 20%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커원저는 국립대만대 의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국립대만대병원 응급의학센터장을 지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만 수도 타이베이 시장 도전을 선언, ‘무소속 열풍’을 일으키며 국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2018년 재선에 성공했고 2019년 민중당을 창당했다.

지난 12일 대만 타이베이시 총통부 앞 민중당 유세 현장. 지지자들이 '대만 신(新)정치의 새싹이 되겠다'는 뜻을 담은 새싹 핀을 꼽고 있다./이윤정 기자

이번에 커원저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민생 경제를 파고든 전략이 주효했다. 민진당과 국민당이 양안·안보 문제를 두고 연일 정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커원저는 높은 집값과 낮은 임금 등 당장 피부에 와닿는 문제에 대한 정책을 내놨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중 유자녀에게도 저리(低利) 대출을 제공하고, 세금 감면 등을 통한 근로자 임금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커원저는 지난 12일 외신 기자 인터뷰에서 “그간 총통 선거에서 민생 문제가 외면당했다”며 집권해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2030 청년층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5일 여론 조사 기관 관젠조사 발표에 따르면, 민중당의 20~39세 지지율이 25.0%로 민진당(19.2%)을 앞섰다. 지난달 23일 메이리다오전자보의 여론조사에서도 30~39세 민중당 지지율이 32.7%로 민진당(27.6%)을 넘어섰다. 국민당은 노년층·보수층이 주된 지지층이다. 민중당을 지지하는 청년들은 이번 선거 유세에서 대만 신(新)정치의 새싹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초록색 새싹 핀을 꽂고 커원저를 응원했다.

커원저와 민중당의 약진은 대만 정치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입법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전체 113석 중 제1야당 국민당(52석)보다 적은 5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민중당은 8석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블룸버그통신은 “(민진당과 국민당) 두 정당 모두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중당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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