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아 결승에서 보자" 日 구보의 메시지...'운명의 한일전' 벌써 기대감 ↑
[OSEN=고성환 기자] 일본 대표팀 구보 다케후사(23, 레알 소시에다드)가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에게 결승에서 만나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물론 우승 트로피는 내줄 수 없다는 도전장도 잊지 않았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12일(한국시간) "드디어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미드필더 구보가 친구 이강인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라며 구보의 발언을 전했다.
이강인과 구보는 각각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의 미래로 기대받는 간판 스타로 절친한 사이다. 둘은 어릴 적부터 스페인 무대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보는 바르셀로나에서 축구를 배웠다.
2001년생 동갑내기인 이강인과 구보는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다. 두 선수는 2018년 여름 나란히 마요르카에 도착했다. 이강인은 자유계약으로 마요르카에 새 둥지를 틀었고,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던 구보는 한 시즌 임대로 합류했다. 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함께 사우나를 즐기는 사진을 공개하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요르카는 두 선수 모두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리그 6골 6도움을 터트리며 마요르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엔 '프랑스 챔피언' PSG 입성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PSG에서도 그가 가진 장점을 보여주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시즌 초반엔 부상과 아시안게임 등으로 자리를 비우며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10월 A매치 이후부터는 2골 1도움을 터트리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지난 4일 툴루즈와 트로페 데 샹피옹 맞대결에선 선제골을 터트리며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구보도 소시에다드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9골 4도움을 올리며 구단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 6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엔 생애 최초로 라리가 이달의 선수상까지 차지하며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다.
이강인과 구보는 내달 피할 수 없는 맞대결도 예고돼 있다. 공교롭게도 각자의 소속팀 PSG와 레알 소시에다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만나게 됐기 때문. 1차전은 아시안컵 결승전(2월 11일)이 끝난 직후 PSG 홈에서 먼저 펼쳐진다.
다만 둘은 각자 조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별들의 전쟁' UCL 무대를 앞두고 아시안컵에서 먼저 만날 수도 있다. 대진 구조상 한국과 일본이 토너먼트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결승전에서 '운명의 한일전'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보도 이강인과 결승 대결을 의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뭐 아시안컵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한다면 UCL 1차전은 무승부여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1차전 정도는 (이강인에게) 양보해도 될 것 같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구보는 "(이강인과) 서로 만나자고 이야기는 했다. 하지만 애초에 일본 대표팀엔 쉬는 날이 없었고, 한국도 그랬을 것이다. 결승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커 다이제스트 웹도 "구보는 사이 좋은 이강인과 아시안컵 결승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시안컵 무대에서 먼저 절친 대결이 이뤄질까"라며 기대를 걸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일본의 우승 확률을 24.2%, 한국의 우승 확률을 14.8%로 계산했다.
실제로 일본은 부상에서 회복한 구보를 비롯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엔도 와타루(리버풀),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 등 유럽파만 20명에 달한다. D조에 속한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베트남, 이라크, 인도네시아와 차례로 맞붙는다.
물론 한국도 만만치 않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 등 황금 세대를 자랑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역대급 전력을 갖춘 한국은 64년 만의 아시아 제패에 도전한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좋은 성과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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