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남한과는 신경전, 일본과는 화해? 북일관계 미스터리
[뉴스데스크]
◀ 앵커 ▶
연초부터 서해 NLL 북방에 사흘 연속 포 사격을 감행한 북한.
그 시기 김정은 위원장은 일본에 지진 피해를 위로하는 전문을 보냈습니다.
연일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북한이 일본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속내가 뭔지, 통일전망대에서 짚어봤습니다.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지진 피해를 위로하는 전문을 보냈습니다.
[김정은 전문 대독/조선중앙TV] "피해지역 인민들이 하루빨리 지진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안정된 생활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 부르며 한껏 예의를 갖추기도 했습니다.
김위원장이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쓴 것도 처음이고, 북한 최고지도자가 일본 총리에게 직접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처음입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지진 때 북한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조총련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게 전부였고요.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도 총리 명의의 전문을 보냈습니다.
그런 만큼 김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위로전문을 보낸 건 일본과 접촉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는 걸 내비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를 향해서는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일본엔 일종의 관계개선 신호를 보낸 속내는 뭘까?
남한과 교류하지 않고 일본과 접촉하는 이른바 통일봉남 전술을 통해 북한이 한미일 협력 약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서보혁/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인도적 문제를 소재로 해서 북일 당국 간의 대화를 재개해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시다 정부 또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반등 기회를 엿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만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득이 되는 카드입니다.
지난해 5월엔 기시다 총리가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밝히기도 했고,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2023년 5월)] "북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해나가기를 바랍니다."
북한 또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답하며 이후 양국의 비공개 접촉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보도도 쏟아졌습니다.
물론 북일대화가 성사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습니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고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없는데다, 일본도 북한과의 접촉에서 얻는 이익이 한미일 협력 구도에서 얻는 이익보다 클지 따져봐야 합니다.
다만 분명한 건 한미일 북중러의 대립 구도가 고착화 되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일본과 일시적인 접촉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김준형/전 국립외교원장] "북한은 심지어 적대진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도 외교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를 거의 파탄에 몰고 가는 이런 편향된 외교는 우리한테 굉장히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복잡한 정세 속에서 진정 국익을 위하는 길은 무엇인지 냉철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임지환 / 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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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2182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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