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거르지 마세요"…노년층 함께 돌보는 LA 한인 사회
[앵커]
고령화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동포 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한인이 모여 사는 미국 LA 역시 노년층 비중과 빈곤율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현지 한인 사회가 힘을 모아 동포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은경 리포터입니다.
[기자]
주차장에 늘어선 대기 행렬.
저마다 상자를 하나씩 받아갑니다.
채소를 곁들인 각종 고기 요리에 빵과 우유까지.
어르신들의 영양 균형을 맞춘 도시락입니다.
한인타운에 있는 노인 지원 시설에서 올해 들어 매일 도시락 200인분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안덕균 / 미국 LA : 우선 노인들이 식사하는 데 많은 지장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협조해주니까 노인들이 좋아하죠.]
[지정권 / 자원봉사자 : 음식을 여기서 나눠주게 되면서 서로 이웃들하고 좋은 음식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게 너무 좋고….]
새해부터 도시락 나눔을 시작한 데에는 점점 빨라지는 동포 사회 고령화와 노인 빈곤율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내 한인은 모두 205만여 명.
그중 65세 이상은 27만 6천여 명으로, 1년 새 약 10% 늘었습니다.
노인 빈곤율도 높은 편입니다.
65세 이상 한인의 빈곤율은 18.5%.
미국 전체 평균보다 두 배나 높습니다.
같은 기간, 장년층 동포가 상대적으로 많은 LA 지역은 빈곤율이 무려 24% 넘게 치솟았습니다.
심각해지는 노년층 빈곤 문제를 고민하던 한인 노인 지원 시설에서 지난해 8월부터 LA시 노인국에 식사 지원을 요청했고, 다섯 달 만에 받아들여졌습니다.
고물가로 끼니를 챙겨 먹기 힘들었던 동포들은 큰 힘을 얻게 됐다며 반깁니다.
[피터 김/ 미국 LA : 음식값이 유별나게 비싸니까, 고물가 시대라서 이런 걸 제공한다는 건 바람직하죠. 참 좋죠.]
이 밖에, 법률 상담부터 댄스 수업까지 마흔 개 넘는 프로그램도 노년층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주 시설을 찾는 한인 동포는 천여 명.
수업에 나와 동년배 친구들을 사귀면서 삶의 활력을 얻습니다.
[신영신 / 한인타운 노인·커뮤니티센터 이사장 : 프로그램을 더 열심히 만들어서 그분들에게 뭐 한 가지라도 더 배우겠다는 용기를 주고, 나와서 친구도 사귀고 교제도 하고 식사도 하고 그래야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주 동포 사회에도 찾아온 고령화 시대.
동포들은 소외된 채 살아가는 노년층이 없도록 주위를 더 꼼꼼히 돌아보고 돕기 위해 계속 힘을 모을 계획입니다.
미국 LA에서 YTN 월드 김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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