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물가 오르고 경기는 침체…한인들도 고충
[앵커]
유럽연합, EU의 경제 대국인 독일이 오랜 경기 침체 속에 물가는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덧 70대를 넘긴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 현지 동포들도 여파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독일의 경제 구조와 고령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겨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독일에서 14년째 사는 신미리 씨는 부쩍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신미리 / 독일 함부르크 : 지난 6개월 동안 특히 눈에 현저히 띈 거는 고깃값이 많이 오른 것 같아요. 고깃값 그다음에 유제품 거의 고기 같은 경우는 30~40% 다 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부담스러워요. 고기를 안 먹을 수도 없고.]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는 이처럼, 광부와 간호사, 조선업 노동자로 온 파독 1세 한인들에게도 큰 부담.
대부분 70대가 넘은 파독 1세대는 연금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만큼, 생활비의 무게를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강범식 / 파독 광부 출신·함부르크 한인회 임원 : (파독 한인 대부분)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는데 연금 받는 것이 그 한계가 있어서 예를 들어서 그전에 뭐 1천 유로 받아서 생활했다면 지금은 물가가 한 뭐 30~50% 이렇게 막 오르다 보니까 그것도 연금은 오르는 게 거기에 따라가지도 못하고 그래서 좀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죠.]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비교적 안정세를 찾아가는 주변 국가와 달리 독일은 여전히 물가가 높은 상황.
물가는 올랐는데 경기는 침체 상태인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 IMF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 7개국, G-7 국가 중 유일하게 독일만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경제 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10년 동안 독일의 경제 성장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동·서독 통일 이후 침체에 빠졌던 2,000년대 초반 경제성장률인 1~2%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볼프강 매니그 / 함부르크대 경제학 교수 : 독일의 성장률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정기적으로 1% 미만이 될 것이라는 점을 매우 공개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소위 잠재성장률인데 대략 0.7~0.8%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에 비해 현재 우리가 내년에 예상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제 연구 기관에 따르면 0.5%입니다.]
이런 경기 침체 배경에는 독일의 특수한 경제 구조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러시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데다 수출은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의 주축인 제조업에서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고물가 속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최근 행복지수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독일은 유럽연합 27개국 중 26위를 기록했고, 독일 내 신년 설문조사에선, '나라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응답이 83%를 차지했습니다.
[카로테 브레머 / 독일 함부르크 : 아무래도 사람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게 대부분인 것 같아요. 저도 두려워하고 있어요. 임대료도 급등하고 에너지 비용도 오르기 때문에 위태롭거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연합 경제의 ¼ 규모를 차지하는 독일의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진다면, EU 전체의 성장률 하락과 실업률 급증이 우려되는 상황.
난관을 극복해가고 있다고 강조하는 독일 정부가 과연 맞춤형 해법을 마련하게 될지, 한인들을 비롯한 독일 사회 전체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YTN 월드 김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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