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사이영상→파이어볼러… 그 다음은 류현진? SF는 왜 류현진과 연계되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최대 기대주였으나 예상보다 더딘 행보에 불만이 고조되던 이정후(26)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시장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각각 선발 투수 하나씩을 보강했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류현진(37)의 이름까지 소환됐다. 뜯어보면 샌프란시스코가 류현진 영입과 연관되는 이유는 충분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우완 조던 힉스(28)가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직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4년 총액 4400만 달러(약 579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장 금액은 3600만 달러(약 473억 원)다. 힉스는 매년 이닝 소화에 따라 200만 달러(약 26억3000만 원), 총 800만 달러(약 105억 원)의 인센티브 조항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힉스는 샌프란시스코 팬들로서는 다소 뜬금없는 이름이다. 힉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홀로 100마일(약 161㎞)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며 구속 부문 최강자를 자부하던 아롤디스 채프먼의 독주 시대를 끝낸 투수로도 유명하다. 힉스는 포심패스트볼보다는 일반적으로 그보다 구속이 느린 싱킹패스트볼(싱커)을 던지면서도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역대 기록을 다투고 있다.
그런데 그런 힉스는 불펜 투수로 주로 뛰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금까지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 영입 필요성이 제기됐고, 힉스가 영입된 것을 의아해 하는 시선이 많다. 실제 힉스는 2018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빠른 공으로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모으더니 2018년 73경기에 나가 메이저리그에서 주목받는 영건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로 무장한 이 투수가 언젠가는 팀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힉스의 전성기는 좀처럼 쉽게 열리지 않았다. 부상 때문이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힉스는 자연스럽게 몸에 부하가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몸이 버티지 못하면서 힉스의 잠재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모이기도 했다. 2019년은 29경기에서 28⅔이닝 소화에 그치면서 본격적인 부상 이슈가 시작됐고, 2020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 탓에 아예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지 않았다. 2021년도 10경기에서 10이닝 소화에 그쳤다. 부상 때문이었다.
그런 힉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연계될 수 있는 고리를 2022년 만든다. 힉스는 시즌 전 선발로 전향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선발 투수가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선발 마운드를 정비할 필요가 있었던 세인트루이스도 이를 수락했다. 선발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그러나 금세 한계를 드러냈다. 구종이 단순했고, 빠른 공도 계속 보면 적응하기 마련이었다. 결국 힉스는 2022년 35경기(선발 8경기)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 4.84에 머물렀다. 선발 전환은 없던 일이 됐다.
힉스는 2023년 불펜으로 다시 가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를 오가며 총 65경기에서 65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은 게 고무적이었다. 힉스는 지난해 이렇다 할 부상 전력이 없었다. 그런 건강, 실적과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힉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예상보다 큰 계약 규모와 함께다.
그런데 힉스의 인센티브 조항을 보면 특이한 것이 있다. 많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연간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조항은 최소 100이닝을 넘겨야 단계적으로 발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이닝 이상을 던지는 구간마다 인센티브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즉, 100이닝 미만이면 아예 200만 달러 중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불펜 투수가 아무리 많이 던져봐야 100이닝 이상을 던지기는 힘들다. 결국 선발 전환과 연관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 흐름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의 큰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승률이 5할 미만으로 처지며 처참한 시기를 겪은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자존심을 회복을 위해 과감한 드라이브를 선언했다. 시장에 있는 최대어들과 연계됐고, 샌프란시스코도 영입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블레이크 스넬, 이마나가 쇼타 등 A~S급 선수들이 모두 샌프란시스코와 연계됐다.
그러나 이중 샌프란시스코가 건진 A~S급 선수라고 해봐야 오프시즌 초기에 영입한 이정후 정도다. 샌프란시스코는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 포스팅 금액을 포함하면 1억3000만 달러 이상을 이정후에게 안기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타선이 워낙 바닥인데다 특히 좌타자와 중견수 쪽에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으로 이 약점을 일거에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선발 투수는 영입이 더뎠다.
10년 7억 달러라는 기념비적인 계약을 한 오타니를 놓친 것은 그렇다 치고, 오타니에 이어 선발 최대어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까지 LA 다저스에 뺏기며 위기가 고조됐다. 하나의 타깃으로 알려진 이마나가 쇼타는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 영입에 죄다 실패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가 단 둘이었고, 원투펀치는 괜찮지만 3~5선발은 약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일단 선발을 채우기로 했다. 힉스에 앞서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로비 레이를 영입했다. 레이는 리그 최정상급 구위를 가진 좌완 투수다. 실적은 확실하다. 그런데 문제는 개막전부터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레이는 지난해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빨라야 올해 중반부터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다. 반대로 레이보다 수준은 떨어지지만 당장 던질 수는 있었던 앤서니 데스클라파니가 레이 대신 시애틀로 가면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줄었다. 선발을 더 채워넣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공격과 선발 모두 보강이 필요하다. 이정후 혼자 팀 타선을 비약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다. 그래서 3루수 맷 채프먼의 이름이 오가고 있다. 채프먼은 장타력을 갖춘 3루수이자,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3루수이기도 하다. 외야 최대어인 코디 벨린저의 이름도 꾸준하게 나돈다. 선발로는 블레이크 스넬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스넬은 2023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며,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에서 뛰어 같은 지구 소속인 샌프란시스코에도 낯익은 선수다.
하지만 스넬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아메리칸리그(2018년), 내셔널리그(2023년)에서 모두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스넬은 분명 건강하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투수다. 제구가 불안하고 볼넷이 많지만 이를 찍어 누를 수 있는 워낙 압도적인 구위를 지녔다. 그런데 이미 시장의 선발 인플레이션을 본 스넬, 그리고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좀처럼 도장을 내밀지 않고 있다.
야마모토가 투수 역대 신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계약한 선발 투수들은 거의 대부분 예상보다 후한 대접과 함께 계약을 마무리했다. 프랭키 몬타스, 루이스 세베리노와 같이 부상 경력이 많거나 심지어 지난해 몇 경기 뛰지도 못한 선수들도 연간 1000만 달러 초‧중반의 좋은 대우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스넬이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현지에서는 스넬과 보라스가 2월 계약도 각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샌프란시스코는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 싸움도 해야 할 수 있다.
그럴 바에는 일단 3~5선발로 나설 만한 선수들을 수집하고 돈을 아껴 추후에 다시 시장을 돌아보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예측이다. 모두가 건강하다는 가정 하에, 샌프란시스코는 로비 레이, 로건 웹, 알렉스 콥이라는 확실한 세 선발 투수가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로 떠오른 웹은 지난해 33경기에서 216이닝을 던지며 11승13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여기에 선발과 불펜 경험이 모두 있는 로스 스트리플링이 있다.
그런데 로테이션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 중 대다수가 우완이다. 콥, 웹, 스트리플링, 카일 해리슨, 키튼 윈까지 모두 우완이다. 좌완은 레이가 유일하다. 그 레이는 당장 개막전에 없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가 류현진을 비롯한 좌완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추측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이마나가, 머네아 등 좌완들이 상당수 시장에서 빠져 나가 이제는 시장에 쓸 만한 좌완도 줄어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13일 힉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 소식을 다루면서 ‘비록 콥과 레이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로테이션에 더 많은 것을 추가하는 상상을 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여전히 샌프란시스코는 투수진과 라인업 전반에 걸쳐 물음표를 단 채 오프시즌에 들어갔다. 그러한 필요들 중 많은 부분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면서 ‘마이클 클레빈저, 마이클 로렌젠, 류현진 등의 중간 로테이션 정도의 선수들이든, 블레이크 스넬 또는 조던 몽고메리와 같은 정상급 선발이든 더 확고한 투수를 추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돈을 마음대로 쓸 수는 없는 만큼 결국 가진 예산 안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단의 예산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그 예산 속에서 투수와 야수 보강을 나눠야 하고,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더 허약한 야수진 보강을 우선시한다면 일단 큰 돈을 먼저 야수진에 쓰고, 남은 예산으로 3~5선발급 선수들을 1~2명 더 보강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좌완 희소성이 있는 류현진의 가치는 샌프란시스코에 더 크게 보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팀 페이롤은 많이 빈 상태로 아직 사치세 기준까지는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얼마를 쓰게 될지, 그 돈을 류현진에게 써 ‘코리안 듀오’를 형성하게 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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